▲ 홍기선(49세) 의회사무과 의사담당

1964년 생
1988년 최초임용(김포읍사무소 재무계)
김포시 하성면 후평리
하성종합고등학교 졸업
의회사무과 의사담당(현)
기획감사담당관실 예산담당
비서실 의전담당
환경위생과 생활환경담당
모범공무원 행자부장관상
행정서비스헌장제도개선, 발전유공 경기도지사
도정홍보로(일등경기)구현유공 경기도지사
반상회운영유공 경기도지사
제1기 경기도 중견간부양성과정 수료

눈치 안보고 할 도리는 하고.

"비서실 의전 담당도 해 보았고, 의회 사무과에서 2년을 보내며 집행부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많이 느낍니다. 이런 기회는 쉽지 않지요. 우연치 않게 근무하면서 의원들과의 관계와 방향성을 많이 느낍니다. 집행부와 의회를 동반자 관계로 인식하고 일하는 좋은 업무영역입니다" 

1986년 일용직 근로자로 1년을 다니면서 공채로 응시해서 운 좋게 합격했던 것이 공직으로 24년을 걸어오게 한 처음걸음이었다.

인상이 좋은 것이 플러스알파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본인 스스로 잘 나서지 않는 까닭에 손해도 본 것 같다고 생각한다.

"저는 친구간과 직장에서도 원만하게 하는 편입니다. 상사보다는 동료와 직원들과 더 많이 어울려요. 윗사람 모시는 관계는 잘 못하고 중간자적인 어울림이 많습니다. 눈치 안보고 할 도리는 하는 것이 편합니다"

'아버지가 계셨다면 어떤 이야기를 듣고 살았을까!'

"위로 누님이 두 분 있고, 외아들로 정월에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9월에 돌아가셨으니 아버지가 부재한 상태에서 어머니가 엄하게 키워내셨지요. 어머니는 예의가 어긋나는 것을 용납안하셨습니다"

아마 공무원이 아니면 교사를 했을 것이라는 것이 홍기선 계장의 짐작이다.

"1983년에 대학을 실패하고 재수를 하려다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 중풍이 드셨어요. 오른 쪽을 못 쓰서 누워서 계시고, 밥해먹고 학교 다니면 어머니 밥상을 차려 놓고 등교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입니다. 이후 5년을 그렇게 했습니다.

“지금도 밥하고 국 끓이는 것은 선수급입니다. 어머니 진지를 맵지 않게 차려드리는 일이 일상사였으니까요. 벼농사를 할 사람이 없어서 1년 농사를 지어보기도 했는데 힘들어서 몸이 아프더라고요. 농사체질이 아니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홍기선 계장은 어린 가장으로 학교에서 공부 5-7교시를 끝내고 나면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안방에 불을 지펴 방안을 따뜻하게 해야 했어요. 학교에서 돌아오다 보면 산등성이 넘을 때 다른 집들은 굴뚝연기가 모락모락 떠오르는데 우리 집만 써늘하고 어머니는 찬방에서 이불을 쓰고 계셨어요"

홍기선 계장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는 그렇게 만만한 시간들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젊고 아름다운 아들이 장가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는 틈나는 대로 자녀들을 데리고 조부모 산소에 가서 풀도 뽑고 머물다 온다.
'아버지가 계셨다면 어떤 이야기를 듣고 살았을까!'
홍기선 계장은 태어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그렇게 상상해 본다고.

어렵게 산 일 인생의 내공으로 쌓여

"논일 하고 밭일하고 어렵게 산 것들이 공직생활하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나지 않게 만들어주고, 야근과 주말이 없이 일하며 개인생활을 많이 못했습니다. 공무원으로 24년을 일하면서 만족합니다. 후회는 없어요"

"공영개발(1991-92년)로 북변지구 택지개발과 김포시 도시개발로 이주대책과 보상이 이루어질 때, 시청 앞 구획정리사업과 체비지 매각과 청산 등을 업무처리하면서 보람이 컸습니다. 등기는 법무사가 해야 할 일이었지만 직접 찾아내서 공유분할 등기를 위해 직접 공부를 정리하고 타자를 쳐서 등기소에 접수했지요. 8급때 열심히 일했던 경험은 24년 중 가장 보람이 있었던 기억 중의 하나입니다. 사우택지 공영개발 사업으로 기본을 만든 사람이며 도시형태를 띄운 일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영혼을 맑고 밝게 한 "암"이라는 선생님

홍기선 계장의 눈을 보면 그렇게 맑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든 아픔이 그렇게 영혼을 맑게 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몸이 아파 충격적인 암수술을 하고, 8개월 후 재발이 되어 추석 연휴 끝나는 날 입원하고 항암치료를 6주간 했어요. 의사가 1년, 2년 전에 왔었어야 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30분 단위로 화장실을 가야했어요. 산에 가도 불편했었지요. 휴직을 생각 했다가 병가를 쓸 때까지 다 쓰고, 1주일씩 음식을 챙겨서 좋은 산 오대산등을 찾아 마음을 닦고 시간을 잘 썼습니다. 일주일씩 채식을 하면서 지냈는데 집사람의 공입니다. 당황하지 않고 대범하게 저를 보살펴주었습니다. 그때 결혼 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김포읍사무소 시절에 만나 사내 커플이 된 이래 아내의 정성스런 보살핌으로 몸이 가벼워져 최근에는 문수산등 산에 가는 모임이면 따라간다고.

"아버지가 없이 자라서 내적으로는 강해졌습니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이겨나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살게 되더군요. 아픔으로 많이 변화되었습니다. 몸아프고 상대방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됩니다. 암을 경험하면서 가정적으로 더 돈독해지고 내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고 가정적으로도 충실하게 되었습니다"

전자전기공학도인 아들 홍승한(20세), 사우고에 다니는 홍승희(17세)는 그의 둘도 없는 사랑의 열매들이다.

아픔의 묘약, 절절한 사랑

"아픔의 묘약이라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의 회복과 주변의 사랑회복이 아닐까합니다. 두 번 아픔으로 더 조심하게 됩니다. 마음도, 육체도, 정신도 더 맑아져요. 자신에 대한 신뢰도 더커지구요. 깊은 수면을 합니다"

"치열하게 살아와서 치열하게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종국은 스스로의 책임이지요.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가족도 평상시에 의례적으로 생각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아픔을 통해 우러나오는 절절한 사랑과 동반자의 느낌이 강해집니다"

"공직자의 자기관리도 많이 소홀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회생활의 한 만남, 한 만남 자체가 소중한데 일방만 본 것이었다면 지금은 누구든지 어울리고 미움이 덜해집니다. 아프고 나서도 공직구도를 새롭게 조명하며 바라봐져요"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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