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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술 권하며”수필가 이명숙(대곶면 대벽리)

여보게, 술 한 잔 드시고 너그러이 마음 푸시게,
세상인심 뒤집어지는 거 출렁이는 파도 같으이,

하얀 백발이 되도록 알고 지냈어도,
뒤통수치기는 매 일반이고,

쬐금 먼저 높이 되었다고 아랫사람 비웃는다네.

酌酒與君君自寬(작주여군군자관)
人情?復似波爛(인정번복사파란)
白首相知?按劍(백수상지유안검)
朱門先達笑彈冠(주문선달소탄관)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번거롭고 시끄럽던 선거가 끝났네요.
누구는 승리 했다고 축배를 들며 희희낙낙해 하는가 하면 누구는 패배 했다고 실의에
빠져 망연자실하네요.

그러나 한걸음 물러나 뒤에서 척 바라보면 이겼다고 우쭐대며 양양할 것도 없고 어쩌다
한번 어긋났다고 낙담에 빠져 우울할 것도 없네요.

다만, 어진 백성들 쪽에선 묵묵히 생업에 충실하며 여여할 뿐이니까요....

앞에 시는 당나라 자연시파의 한사람인 왕유(699?~759) 시랍니다.
왕유는 한때 실의에 빠져 있는 친구 배적을 불러 술 한 잔 권하며 이렇게 말했지요.

“친구야 -- 무얼 그리 속상해 하나, 세상인심 다 그렇고 그런 거 아닌가.
엎었다, 젖혔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꼴이 마치 출렁이는 파도 같이 종잡을 수가 없지
않는가. 이제 그 런일 그만 생각하고, 나하고 술이나 한잔하세.”

참으로 옳은 말씀이 예요!

국민을 위하여!
시민을 위하여!
지역을 위하여!

귀가 마비될 정도로 너무 많이 들어온 그 거룩한 “위하여” 그 외침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이미 또 선거는 다가오지요.

국민이, 시민이, 주민이, 그토록 소중하게 의탁한 소임 자가 소위 제자리에서 제몫을 못하고
다음 선거를 맞이해야 하는 그 자리, 그 직책, 그 소임이 무심 의미가 있을까요?

“제 아무리 출세한 높은 사람일지라도 종착역은 역시 죽음이요. 고급음식, 산해진미, 제아무리 배불리 먹었어도 결국은 다 같은 똥이더라.” -왕범지-

무릇, 사람이 공명심에 한번 물들게 되면, 죽기 전에 절대로 그 끈을 못 놓나 봅니다.
검은머리 백발이 되도록 알고 지낸 사이도 정치관계에 얽히면 안면몰수하고 피터지게
싸우는 세상.

얕은 머리 살살 굴려가며 요리조리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가는 얄미운 정치꾼!
유권자 입맛만 맞추고, 포플리즘에 춤추는 당선자들 더 큰 망신살 뻗치기 전에 냉큼
물러가라.-

여보시오, 벗님네들!
혹시 초연하고 담담하게 정로(正路)를 가시는 이(眞人) 어디 없소!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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