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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봉 본지 대표이사 | ||
모든 것이 완벽하거나 너무 가득하면 사람은 간혹 질린다
여백과 단순함은 꼭 같은 단어는 아니지만 어쩐지 내게는 같은 느낌이다.
인생경영이나 사업 경영에서도 단순함은 때로는 중요한 법칙으로 작용한다.
스티브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 유랑생활을 하다가 다시 애플을 살린 기적은 바로 단순함에 있었다고 한다. 아이팟은 '우아한 단순함'을 테마로 디자인된 상품이라고.
사람의 삶이나 전쟁 혹은 기업 경영도 무거우면 살아남을 수 없다.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차지할 수 있었던 칭기즈칸은 핵심을 뚫는 사고를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성을 쌓는 자는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는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말은 칭기즈칸이 애송하던 문구로 핵심만 보고자 했던 장수의 안목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가 뒤뚱거리며 사는 데는 모두 문제를 안고 있다.
무거웁고서야 제대로 뛸 수가 없는 것, 위기를 직감하면 모든 곁가지를 주목해야한다. 수많은 곁가지를 치지 않고는 밀고 나갈 수가 없다.
어느 분야이든지 성공한 사람들은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하며 필요에 따라 곁가지를 치고 위로 자라날 수 있었던 이들이다.
봄을 맞이하면서 장릉산에서 웽 웽 톱질 소리가 들린다.
가지치기하는 톱질 소리이다.
잘려나가는 가지의 아픔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몸통이 제대로 영양을 받아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통증이다.
평상시에는 대충 같이 갈 수 있는 것들도 어떤 중요한 시기에는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다.
그럴 때는 넓은 초원을 상상하면서 현재를 정리해 내는 과감함이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바로 우리들의 인생을 살아가는 전략과 전술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전략은 심플할수록 좋고 전술은 유연해야 한다.
핵심만 보는 것이 전략이라면 문제의 본질을 보고 풀어가는 방법은 전술 아닐까?
상황에 따라 단기적이고 동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전술일 것이다. 전술은 굳어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기위해서 돌아가기도 하고 옆으로 가기도 하고 한발 후퇴하는 것이기도 해야 한다.
"반드시",혹은 "꼭" 이라는 틀에 갇혀서 현재의 유연성을 잃어버리면 "진정한 효율성"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언제나 기본이외에 군더더기부분은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날마다 훨훨 날려면 무거워서는 안 된다.
조직도 사람도 때로는 단순, 명쾌해야 한다.
사람살이에서도 복잡한 사고와 행동이 행복을 가져다주기보다는 더 두렵게 하고 꼬이게 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때로는 단순함이 우아 할 때가 있다.
사실 스스로를 돌아볼 때 수치에 약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깊이 안다고 해서 더 좋은 답이 나오지만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요즈음에는 점점 더 말도 단순하게 하게 되고 긴 설명을 하고 싶지도 않고 길게 걸치는 이야기들은 듣고 싶지도 않고 솔직히 질린다.
시비를 지나치게 가리는 모양새도 그렇다.
어차피 주장하는 한쪽에서는 모두 옳은 것이니까.
단순한 핵심이외에는 어쩌면 모두 포장이 지나치게 많은 세상이다.
이 봄에는 우아하게 가지치기하고 행복만 남겨놓을 일이다.
될 수 있으면 행복한 마음이 드는 쪽으로만 결정하고 행동하다보면 자꾸만 복잡함이 멀어지게 되고 점점 더 가볍고 홀가분한 기운을 만나게 된다.
겨울을 보면 안다. 가진 것들을 다 내려놓는 모습을 거쳐서 새싹의 봄을 잉태한다. 잎사귀 하나마저 다 떨구어 내고 나목으로 입을 다물고 앙상한 겨울을 지낸다.
그것은 복잡하게 나위어지는 에너지를 안으로 쌓아 힘을 만들어낸다.
그 힘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 그 인내 속에는 봄 싹이 숨어있고 희망이 들어있다.
망설임 없이 단순함에 이르러야 한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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