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본지 대표이사

분명히 어제에서 이어져왔지만 오늘은 새해이다.

이제부터 사람들은 새해와 새 소망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전 세계적으로 그 많은 인파의 새로움을 향한 열정은 참으로 대단하다.

늘 많은 일들이 과거로 흘러가고 새로운 일들과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들이 우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그렇게 늘 새로움의 시작이다.

새해부터 '부고'가 문자로 쏟아져 들어와도 분명히 어제와는 구별되는 느낌이다.

마음을 새롭게 다짐하는 순간은 모든 것이 새로운 출발이 된다.

단지, 토요일을 지나 일요일 다음의 월요일이건만 보라, 이전 것은 지나갔고 이제는 새것이 되었다. 같은 스물 네 시간을 살아도 우리는 비전의 2012년을 시작한 것이다.

늘 그렇지만 마음이 힘들면 현실은 바위처럼 무겁다.

하지만 좋은 마음과 배짱이 생기면 삶은 그대로 순하게 들어와준다.

좋음도 나쁨도 아닌 그 모습 그대로.

2012년, 올해도 어떤 이는 '생존'에 목숨을 걸고 살 것이다.

어떤 사람은 '건강'이 화두가 될 것이고, 어떤 이는 여러 사람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큰 호흡이 필요할 것이다.

연말 년 초를 경험하며 어떤 이는 삶에서 죽음으로 옮기고 또 어떤 이는 없음에서 있음으로 문턱을 넘고 새로 태어난다.

새해 벽두에 암으로 대수술을 앞둔 친구와 통화를 했다.

이틀째 금식중이라고 하면서 내게 전화를 한 까닭을 말했다.

"너도 암인데 죽지 않고 잘 살아서 활동하는 먼저 경험한 친구라"서 희망이 된다고.

그렇게 보따리 장사를 하던 어머니를 도와 한 부모 가정을 꾸려가면서도 구김살 없고 공부 잘하던 친구는 늘 마라톤을 즐겨했고 각종 운동에 뛰어났었다.

수술을 앞두고 만감이 교차하리라. 신체의 일부가 사라지는 고통 속에서 어쩌면 또 다른 세계와 만나는 경험을 능히 짐작한다.

그렇다.

'오늘 구부정하게 서 있는 작은 소나무'도 누군가에게는 이정표가 되고 방향키도 될 수 있다. 그러니 우리의 삶은 위대한 것이다. 누구나 죽지 말고 살아남아야 한다.

더구나 아직 꽃잎들인 청소년들의 낙화는 기가 막히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온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따져보면 수없이 많다.

그들이 우리의 배경이고 산맥이고 하늘이기도 했다. 늘 바라보고 배우고 건너왔고 왔으로도 그러한 장정이 우리에게 존재한다.

그 좋은 세상 다 보고 가야한다.

내가 기억을 못해도 그가 나를 기억하기도 하고, 그는 잊어버렸거나 가벼이 여겨도 나는 그렇게 소중한 기억들을 양분삼아 살며 엄연히 과거와 현재와 미래로 연결되어간다.

오늘의 나의 마음은 또 내일을 열어가는 시작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래서 덜 외로워해도 되는 것 아닐까 한다.

내가 사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그의 기억속에서도 살고 추억 속에서도 살고 이야기와 이야기 속으로 전승되어가며 살아가는 것이니까 말이다.

요즈음 신문을 보면 주로 사람냄새이야기가 나는 지면을 나도 모르게 펼치게 된다.

나도 늘 그런 윤기 있는 삶과 사람의 이야기로 지면을 꾸미고 싶다,

이제는 누구라 할 것 없이 촉촉한 윤기를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모두 목마르다. 인스턴트가 아닌 된장 고추장 같은 정에 목마르다.

과거에는 부모와도 풀고 형제와도 부딪기면서 풀고 자연과도 교감하면서 휘발되던 것들이 이제는 팽팽한 긴장의 온라인 오프라인의 삶속에서 엔간히도 시달린다.

그렇게 폭발할 것도 아닌데 이판사판으로 난리가 난다.

조금 지나면 재미있을 것도 "참을 인"자는 어디로 가버리고 누구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스트레스라는 언어가 아닐까!

요즘 '가장 가까운 의미 있는 타인' 남편에게 자주 말한다.

"나랑 사느라고 당신 고생했어요. 나도 당신하고 사느라고 참 고행이었네. 하 하!"라고.

남편이 비교적 자주 병 치례를 하는 탓에 내 신경이 좀 날카로워지기도 할 터인데 웬일인지 난 자꾸 웃음이 터져서 탈이다. 병원을 드나들면서도 우리는 커피전문점에 가는 사람들처럼 껄껄댄다.

"당신 내가 아픈 것이 고소해?"

"아니 내 코드가 잘못 된 것 같아. 암환자가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되니까 웃음이 터져나오나봐. 안 웃으려고 해도 자꾸 터져 나오네. 당신이 아픈 것에 쫄지 말라는 건가봐 아하하하!" 누구나 인생은 고행길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늘 그것은 우리를 깨닫게 하는 그 무엇이다. 2012년의 인생길, 그 무엇에도 쫄지 말고 화통하게 살 일이다.

새 하늘과 새 땅이 우리에게 하얗게 펼쳐져 있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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