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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철희소장 | ||
황희(黃喜)하면 맹사성과 함께 청백리의 대명사로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고려말에서 조선 초기에 이르기까지 관료생활 중 많은 치적과 일화를 남겼다.
특히 세종대왕 치세기간 중 신뢰는 대단하다. 18년간 영의정으로 재임하면서 현명함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가장 신임받는 재상의 한사람으로 손꼽힌다.
예고없이 황희 정승의 집을 방문한 세종 임금이 그의 청빈한 삶에 감탄을 마지않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일국의 정승이 집안에서 멍석을 깔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먹던 밥상에도 누런 보리밥과 된장, 고추밖에 없어서 임금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또 그의 청렴함은 후일의 관료집단의 부정부패를 견제하는 데에도 적용되고 있다.
지난 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시민의 대표인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그 의미는 시민이 주체가 된 승리이며, 기성 정치판에 대한 분노의 표출로 파장은 자못 크다.
가이 선거혁명의 새 역사를 쓴 것이 아닐까. 그 동안 정권욕에 사로잡혀 민의를 추스르기는 커녕 부패와 연루돼 진흙탕 싸움에만 몰두한 정당정치의 참패라 볼 수 있겠다.
이는 작금의 정치행태가 국민의 신뢰와 청렴성을 잃은 결과다. 정치권은 민심의 큰 물줄기를 잡으려면 뼈져리게 반성하고, 성찰의 계기로 삼아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최근 일부 언론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5%만이 국회의원이 민의를 대변하고 있다”는 결과는 충격적이며 현 정치권의 염증을 느끼는 방증이다.
평소 존경받고 신임을 얻으려면 시민 운동가처럼 국민의 삶 속에 파고들어 직접 소통하며 배려와 고민을 해결하는 진정성과 청빈함을 실천하는 참 모습이 절실하다.
우리의 옛 성현을 살펴보자. 조선시대 높은 벼슬을 지낸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은 당대의 대학자 퇴계 이황(李滉)선생의 제자로, 퇴계의 학통을 이었던 큰 학자로서 탁월한 경륜으로 국난을 극복한 지혜의 소유자로 그 밑바탕에 청백리라는 청렴한 정신이 있었기에, 그 어려운 당파싸움 속에서도 큰 욕을 먹지 않고 대업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벼슬을 버리고 나오자 서울에서는 기식할 집도 없어 알고 지내던 스님을 찾아가 절간에서 겨우 숙식을 해결했다는 내용만 봐도 그가 얼마나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가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청렴하고 깨끗한 정치인만이 큰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유성룡은 가르쳐주고 있다.
아시아권 ‘부탄’이란 나라가 행복지수 세계 1위로 공표됐는데, 환경도 열악하고 가난한 히말리아 소국에 불과하다.
소식에 따르면 부탄의 젊은 왕 결혼식이 평민과 같이 너무나 소박하여 국민에게 감동을 줬고, 주목해야 할 대목은 매사 청렴을 몸소 실천하는 한편, 신뢰와 리더쉽으로 공동체 정신을 이끈 결과라고 본다.
하루가 멀다하고 힘겹게 뛰는 국민들의 삶 속에서도 국가의 리더격인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 유명세를 타는 예능인까지도 개개인마다 평소 청렴을 바탕으로 한 도덕적인 생활 양태가 국민의 행복지수를 결정하는 매개체가 된다.
싱가포르도 오늘날 세계수준의 청렴한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지도자의 확고한 부패척결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는가. 정작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민심의 현주소를 바로 읽을 줄 알아야 건강한 국가가 지탱되고, 펄펄 끊는 국민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다고 판단한다.
편집국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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