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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마시고 있다
   
▲ 유인봉 본지 대표이사

문뜩 길을 가다가 모든 것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기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산길 땅속에서 졸졸 흘러나오는 샘물을 두 손 모아 담아 마시고 나면 얼마나 달큰한 맛이 남는지, 아기이던 아들과 딸이 내 품을 떠나 세월을 사는 것도 그렇고 매순간 각각의 사건이 신기하고 기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씨알 하나가 날아와 어느 날 마당위에 나무로 모습을 드러내 아침마다 자라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것도 기적이고 기쁨이다.

우리는 날마다 어쩌면 다른 신기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닐까!
사실 나는 언제 부터인가 긴 약속을 잡지 않는다.

약속을 잡고 나서의 조바심에 시달리기도 힘들고 가능한 한 자연스런 만남을 이어가고 그속에서 일과 사람을 연결한다.
만나는 사람을 앞에 놓고 자주 그런 감사한 생각을 한다.

'오늘 이사람 만나려고 살아있었나보다!'
한 밤을 자고 나도 어제와는 다른 에너지가 틀림없다.

어느 날,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고,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사랑과 기도와 감사와 침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면 더 이상 무슨 기적을 바랄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늘 현재의 상태가 유지되는 것에 대한 감사보다 더 큰 무엇인가를 향해 쫓기듯이 살아간다.
완전히 평범해지는 것이나 완전히 평범해진 사람들, 아무것도 되지 않는 것은 견디지 못하고 어디론가 배고파서 달려간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 우리 속으로 들어가면 아름다운 내면의 음악을 볼 수 있고 아름다운 빛을 볼 수 있다.
가끔 우리는 눈을 감으면 어둠이라고 생각하지만 눈을 감고 있어도 빛을 볼 수 있다.

때로 어둠은 부정, 빛은 긍정의 대명사로 보지만, 때로는 어둠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구별하지 않고 구분을 녹여버리는 고마움을 간과한다.

이른 새벽 어둠을 뚫고 걸어보면 그렇게 힘이 많이 생긴다. 이것 저것 보면서 뺐기는 에너지가 없어서일까!
그저 걸음도 빨라지고 개운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한 낮의 산보와는 차이가 난다.

멀리 산 저편에 달빛의 기운을 느끼며 어둠에 비추인  아름다운 것들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지치는 것들은 밝은 빛에서만 구분하는 일이 많아서이다.

이것은 좋고 나쁘고 저것은 안되고, 추하고 나누고 구별하면서 힘들다.
적당히 가려지는 어둠속에서 모든 것은 어쩌면 더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다 들추어내야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어둠에 가려져 있는대로 바라보는 것도 좋다. 
 단순하면 단순 할수록 힘이 생기는 원리는 어둠이 가르쳐 준다.
안 보여야 좋은 것들도 어둠이 가르쳐준다.

우리는 '빛' 속에서 '보이지만 잡을 수 없는 것'들로 인해 너무나 많은 번민 속에서 살아간다.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그 무엇들, 보이지만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한 부러움들, 안 보이고 없으면 갈등이 없을 일들도 보여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반드시 도달해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삶은 하나의 신비로서 우리의 삶속에는 완전히 이것이다 저것이다라고 구별할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가 있고, 그것은 느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기쁨이다.

하루가 기적이라는 생각, 그것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아침에 생수 한잔을 마셔도 기적을 마신다고 느끼면 생명수가 되는 것이다. 삶은 기적이다. 순수한 기적이다. 날마다 기적을 마신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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