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지만 소장(김포향토사연구소)

손돌 게임을 개발하자. 첫 번째 줄거리는 손돌목 급류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기, 두 번째 는 매서운 바람신 이야기(손돌바람), 세 번째는 혹한에 알몸으로 견디기(손돌 추위), 네 번째는 백성들의 충성심 이야기, 손돌과 충성심 비교하기 등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성이 가능 할 것이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스토리텔링대회의 주제로도 『손돌』은 안성맞춤 일 것 같다. 그 외 손돌을 소재로 한 뮤지컬, 창극, 손돌의 뱃노래 등 무한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 가능성에 비하면 아직까지 조사된 손돌에 대한 문헌사료는 많지 않다. 열양세시기와 동국세시기가 있고, 1866년 병인양요 시 천총 양헌수가 쓴 「병인일기」에 불란서군을 격퇴하기 위해 강화도로 출전하기 전 덕포진에 있는 손돌 묘에 절하고 승전을 다짐했다는 기록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1977년, 지역원로들은 깊이 있는 고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절기 이야기에 나오는 설화의 주인공 손돌을 실존 인물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비문을 새겨 금석문으로 기록을 남겼다.

외국에서도 이와 같은 예는 있다. 소설속의 주인공이 실존인물로 문화 콘텐츠가 된 경우다. 그러고 보면 이제 그 비문 자체도 지울 수 없는 하나의 역사적 기록이 됐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006년 11월 30일 김포포럼이 내 고장 정체성 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손돌목 전설의 역사적 재조명과 이해」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 적이 있다. 당시 지역사회의 반응은 매년 제사 잘 지내고 있는데 무슨 학술회의를 하느냐는 비판이 있었다.

당초 김포포럼의 의도는 우리 고장 고유의 민속 문화인 『손돌목 전설』을 어떻게 재조명하고 어떠한 방법으로 문화적 접목을 시킬 것인가? 그 해답을 찾을 때까지 적어도 세 번 이상 학술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해에 계획했던 해신과 바람신에 기조를 둔 손돌에 대한 연구 용역은 중단됐다.

그 후로 손돌에 관한한 달라진 것은 손돌 산소에 병풍석을 두른 것이다. 어떤 고증에 의해그런 것인지 알 수 가 없다.

앞으로 손돌묘역을 더 치장하고 싶다면 이제 그곳에는 「열양세시기」와 「동국세시기」의 내용을 담은 조형물을 세워야 하고 양헌수 천총의 「병인일기」도 기념물로 세운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손돌 묘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줄 수 있고,또 관심을 유발하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손돌이 김포 고유의 문화상품이 될 수 있게 해 야 한다.

올해에도 11월15일(음10월20일)에  김포문화원은 어김없이 「제778주기 주사 손돌공 진혼제」를 봉행 할 것이다. 그런데 제례를 지내고 시연하는 바라춤에 대해 이견이 있다.

바라춤은 불전에서 재를 올릴 때 추는 춤으로 격이 안맞는 것 같다. 손돌의 억울함과 원혼을 달래려면 살풀이 굿이나 살풀이 춤이 맞지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또 한가지, 염하 건너 강화에는 손돌목 돈대가 있다. 이를 이유로 강화사람들은 손돌의 문화적 테마는 강화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1872년 제작된 통진부도(서울대 규장각 소장)에 보면김포 덕포진 내 손돌목에도 돈대가 있었다.    돈대가 있었던 김포시 대곶면 신안리 산106번지에는 지금 해병 해안초소가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논란이 있었던 손돌묘의 위치도 김포시 대곶면 신안리 산 107-1번지로 복원 당시 위치와 같다고 한다.

이제 김포시민이 소망해오던 덕포진 관광지 개발계획이 한낱 물거품이 되었으니 앞으로는 손돌묘역 정비만이라도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더하여 손돌목 돈대도 이른 시일 내에 복원이 되었으면 더더욱 좋겠다. 그 다음은 손돌의 역사적 고찰과 관광문화 콘텐츠화를 위한 학술세미나를 열어 770여년 긴 잠에서 손돌을 깨워서 김포문화마당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 

이는 곧 김포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고, 김포시가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로 발돋음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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