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마다 삶을 덧없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 별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없다면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정말 인생은 덧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매 순간 아름다운 무언가가 있어 살도록 만드는 것은 아닐까?

많은 일들이 물질이 있으면 가능하고 훨씬 쉬운것도 사실이지만, 물질이라는 것이 삶을 얼마나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지 우리는 무수히 경험한다.
때로 적당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다른 것들 속에서 또 다른 즐거움이나 만용을 부리기도 한다.

그것이 가정을 싸늘하게 식도록 만들기도 하고 그동안 얻었던 많은 것들을 상실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덧없다는 세상에서 사람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그가 하는 일이 정말 사람다울 때 그렇지 않을까!

내 나이 또래의 젊은 사업가가 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쌀톨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다고 한다.
그는 명절이면 넓은 신작로가 되어버린 아버지의 묘지 위에 술 한잔을 뿌리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오곤 한다.

밀가루에 쑥을 버무린 쑥개떡이 세상 음식의 전부인줄 알았던 그는 어느 은행의 VIP 고객이 되었다.
그런 그가 늘 찾는 곳은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다.

십수년째 장애인 친구의 후견인으로 사는 그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한 사람들과 소나무 같은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려운 시절을 함께 의지하고 살아온 벗들과 동산을 하나 만들고 현재와 미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일이다.

지금은 모두 가정을 꾸리고 사는 친구들과 늘 그 동산을 찾아 자연을 벗 삼고 이 다음에 30여명의 친구 모두가 이동산에 함께 묻히기를 소망하며 산다.

살아서 자연과 벗삼고 죽어서 그 자연의 토양이 되고 싶어하는 그들의 소망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참 건강하고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느껴진다.

풍진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늘 처음과 끝을 잊어버리고 산다. 40년을 산 사람은 길어야 40년 정도의 삶을, 50을 산 사람은 30여년의 삶이 예정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이 길어야 팔십이라는 것은 의미를 찾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인생임을 말해준다.
젊은 사람도 생물학적으로만 그저 그렇게 사는 이가 있고 삶의 의미를 찾아 애쓰는 이가 있다.

나이가 든 사람도 마찬가지다.
늙어간다는 것은 빠른 보폭은 어렵다 할 지라도 한 걸음을 걷더라도 경험과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오차의 범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의 깊음도 높낮이의 조절도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인생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들과 이야기를 하면 이해가 더 잘 되는 것도 산전수전을 겪고 난 이들의 경험이 있기에 그런 것이리라.
늙어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은 놓을 것은 놓아버리고, 안아줄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때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세월이 가면서 우리는 점점 더 자신의 생각 안에 고집스럽게 갇혀 버릴 수 있다.
간단한 세월을 살지 않았노라는 자부심은 행여 자신의 성에 갇혀버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인간이란 경험하지 않은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가끔 우리들의 머리속에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면 그 것이 곧 별처럼 아름다운 세상이야기를 낳고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많은 아이디어는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탄생하고 곧 세상의 아름다운 모델이 되기도 한다.
젊은 사람에게만 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든 사람들게도 꿈은 더 필요하다.

그 꿈은 현실적인 기반 위에 존재하는 것이라서 더욱 아름다운 실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용한 꿈이 될 수 있다.

일정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꿈은 그래서 소중하다.
그것은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한다.
자신이 이루어낸 결과물을 가지고 함께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생각과 현실을 접목해내는 과정은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작은 꿈일지라도 자신의 원기를 고양시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북극성이 되어줄 수 있는 꿈을 꿀 일이다.

바로 사람만이 꿈꿀 수 있으며 그 꿈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행복을 선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인봉  mirae@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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