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이중찬(73) 고려대외래교수 | ||
ㆍ김포시 통진읍 동을산리에서 출생
ㆍ고려대 법대 졸업/고대 의료법학 고위과정수료/고려대외래교수 및 외래교수회 회장/한국의료법학회 이사/주)호성 아트피아 대표이사 사장(전)/우남공영(주) 대표이사 사장(전) /인천시 승마협회 부회장(전)/인천시체육회 후원회장(전)/고려대학교 교우회 인천지회 회장(전)/경기도 노동위원회 자문위원(전)
ㆍ저서: 로뎀나무아래서(아내의 병상일지)/한니발과 스키피오/사카모토료마(坂本龍馬) 외 다수
엄청난 독서를 통한 내공 있는 삶의 대명사
1955년 통진중학교를 졸업하고 한성고와 고려대 법대를 들어간 수재 중의 수재였던 이중찬 교수는 늘 책을 많이 읽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 철학, 고전, 문화, 어느 분야이든 아름답게 살아간 삶과 사람들의 세계와 대화하고 있다.
이중찬 교수는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독서로 보내고 있다고 지인들은 말한다.
2008년 12월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가 '돌아오라는 부름'을 받고 하늘로 떠난 후 그의 사색과 인생의 본성을 향한 그리움은 문수산 아래 산책길의 아내의 영원한 안식처를 꽃동산으로 꾸미는 일과 하나님과의 동행 속에 있게 되었다.
아내를 만난 것은 생의 영광
"13년간 6번의 전신마취와 수십 번의 입원치료, 중환자실에서의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던 아내의 혹독했던 투병생활과 고난을 통해, 죽음이란 항상 우리의 삶 가운데 내재해 있고 육신이 죽어 새로운 안식이 시작될 때만 죽음이 없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려움은 하나님의 신비입니다. 사람은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는 것입니다. 아내가 임종 할 때 산소호흡기가 부착되어 한마디 말은 못했어도 나 죽으면 슬퍼하지 마라. 눈물을 그쳐라. 행복했어. 하늘나라에서 만나면 더 더욱 사랑 할 거야라고 말하는 소리를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어요"
40년을 동반자로 살아온 아내가 신부전증으로 신장이식 수술과 뇌종양 수술 등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움직이지도 못하는 가운데, 13년간 그의 손길을 통해 투병의 시기를 보내는 동안 필리핀, 파키스탄 등 국내외로 아내를 구할 수 있는 명약과 손길을 찾아 무던히도 애쓰던 세월이 그에게는 구도자의 길 자체가 되었으며 그의 생 가운데서 가장 보람 있던 시기였다고 회상한다.
"사람답게 사는 것은 이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양심의 명령에 따르며 사람 된 도리를 다하고 신의를 지키고 열심히 일하면서 떳떳하게 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부부란 고락간에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아내가 건강을 잃었다고 불행한 것이 아닙니다. 행복이란 사랑의 충만입니다. 사람은 사람이 가는 길이 있습니다. 환자에게 사랑은 최고의 양약입니다. 인간의 주성분은 물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아내를 위해 지은 집에서 듣는 바람소리, 새소리
"수선화를 좋아하던 아내를 위해 고향에 내려온 지 9년여 만에 고막리 집을 다 짓고 아내를 위한 휄체어 길을 다 만들고, 2008년 10월 20일에 준공이 난 집을 아내는 못 들어가 보았네요. 그전에 진달래 활짝 필 때 한번 본적 있어요"
사업을 경영하고 학문과 진리를 가르치는 강단에 서고 수많은 진리를 깨닫고 섭리로 받아들이는 세월을 살기까지 그의 인생이 정성스럽지 않은 적은 없다.
"인생의 보람은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행복이 좌우됩니다. 함께 내릴 수 없는 종착역이기에 갈림길에 다다르면 어쩔 수 없이 헤어어져야만 하는 것이 우리가 가는 길입니다. 나는 40년간 좋은 동반자를 만나 행복한 여행을 했습니다. 영원한 안식을 위해 먼저 간 아내를 그리며 내 가슴과 내영혼의 각인된 아픈 상처를 순종과 소망으로 치유하고 있습니다"
이시대의 순애보
이중찬 교수를 만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너무나 많은 눈물이 구슬처럼 흘러내렸다. 설명으로는 불가한 그 순진 무구한 사랑으로 가득한 한 영혼이 주는 파동 때문이었으리라.
너무나 인스턴트 문명으로 썰렁한 시대. 감동이란 단지 썰렁한 바람처럼 휑하게 골목을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생각되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순애보일지 모른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말한다. 진짜 사람의 냄새가 나는 순순한 김포사람이라고. 통진동문들은 그에게 자랑스런 동문인상을 안겨주었다. 지위의 높고 낮음을 무색하게 하는 진실함을 만나려면 그를 만나라고 말한다.
"오늘은 하늘이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니 지금 하십시오.
사랑의 말이 있다면 지금 하십시오.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당신 곁에 있지 않습니다.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당신의 해가 저물면 부르기에 너무 늦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지금 부르십시오.(작자미상) "
이중찬 교수는 새소리, 바람소리 들리는 벽송산장을 열어놓고 아내의 쾌유를 빌었지만 먼저 '돌아오라는 주님의 부름'을 받고 떠난 아내를 추억하며 천수를 누리며 부부간에 행복하게 살라고 세상에 대해 말한다.
그의 고통은 이미 아픔을 넘어 부활의 꽃이 되었다.
"중략.. 바람소리 새 소리 속에/ 당신의 숨결 들리고 미소가 보입니다. 중략.. 이 세상에 당신은 없어도/ 당신의 사랑 내 곁에 있어/ 어두운 내 심령을 밝혀주고/ 지친 내 영혼을 위로해 줍니다. 중략.. 당신 내게 돌아올 수는 없지만/ 추억들은 내게 있어/ 그 기억만으로도 행복하므로/ 흐르는 눈물 이제 그만 멈추렵니다. 중략.. 다시 만나요. 미운 당신/ 수호 천사 되어.."
"고난을 당하면 그 고난 자체나 외로움을 정복하려 하거나 극복해도 또 생겨나는 것이라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고난과 외로움은 인생의 본질입니다. 인생의 본질에 순응해야 하는 것이 삶의 지혜입니다. '극복'이란 것이 헛됩니다. '순응'함으로서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김희선 기자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변5구역, 고소·고발 털고 사업 속도..市, 재개발정비사업 시행계획변경 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