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다른 관심보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한동안 안 보인다 싶으면 다시 그 사람이 궁금해 얼른 연락을 해보는 것이 나의 습관이다.
그런 사이 넘어진 사람도 있고, 아픈 사람도 있고, 아주 활력을 찾아 생기 있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사실 넘어졌다 일어나고 다시 소중함을 알고 걷고 달리는 가운데 인생이 알알이 영글어가는 것이 인생아닐까!
누군가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누군가는 또 내 부족함을 메워주고 누군가는 또 나의 넘치는 에너지를 조절해 준다. 그것은 마치 4계절의 조화와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 년 동안 치과에 간다. 그런 적이 없었는데 이상한 일이다.
온통 유리창으로 되어있는 그곳에 가서 의사 선생님을 기다리노라면 여간 인내가 필요하지 않다. 하여 48국도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차례를 기다리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곳에 가면 모든 것들에서 차단된 행복을 느끼게 된다.
 무료함을 달래면서 지나가는 차들이 그리도 빨리 가고 오는 것을 바라보기도 하고 종일토록 내게 날아온 문자들을 정리하기도 한다. 바쁜 일상이 뚝 멈추어진 것이 낯설기도 하지만
그 시간이 짧은 휴식이자 반짝 비타민이다.
씽씽 달리는 차들을 보면서 그 시간 가까운 내 곁을 유리창밖으로 지나가지만 전혀 무심하게 스쳐지나가는 모습을 보며, '보이지만 못보고 살아낸 시간'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네 인생도 분명 같은 시간을 살면서도 스쳐가고 인연되지 못하는 만남들을 본다. 또 만나진 인연들을 고맙게 돌아보게 된다.
한유하게 살지 못하는 현대인들은 무언가 잠시도 자신의 느낌을 고유하게 느끼고 간직하고 사는 일에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닐까!
 순간 순간의 돌아봄과 '섬광 같은 짧은 행복감'이 비타민처럼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그 느낌이 빠진 인생은 비타민이 빠진 인생이다.
때로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는 것보다 자기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의 만족이 없이 다른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서 무리수가 따른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우리는 살면서 모든 사람을 항상 즐겁게 할 수는 없다. 항상 좋은 사람으로만 살 수도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모두에게 칭찬받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안다면 오히려 더 자유로운 사고와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사실 우리의 인생에서 겪었던 고통하나하나까지 시간이 지나가면 희미해지고 다 버리고 가는 거다.
하루에 한 번쯤은 자신을 돌아보고 일분간이라도 자신이 누군가를 알고 그 '하염없는 만족감'에 빠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이 아주 짧은 순간의 일일지라도 그 사람을 생명답게 살리는 강력한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가끔  강제적 혹은 반강제적으로 규정된 짜뚜리 시간에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것, 그런 시간이 참 좋다.
때로 나홀로 운전하는 시간은 어떠한가! 운전대를 잡고 하염없이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행여 동행자가 있으면 그렇게 집중한 대화가 너무 좋기도 하다. 여느 찻집에서 한 잔의 차를 음미하면서 맛있는 대화도 좋겠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달리는 차안에서 다른 불필요한 방해를 느끼지 않을 때가 정말 대화로서는 최고이다.
알고 보면 매 순간이 천국이다.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된다.
즐기려고 하는 마음만 갖추어지면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행복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들의 비타민이 아닐까!
아주 작지만 꼭 필요한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