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을 기반으로 남들이 뭐라고 해도 자기 일에 매진하는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이다. 지속의 힘, 그것은 평범한 사람을 비범한 사람으로 바꾸는 무한한 힘을 가진다.그런 의미에서 방송에서 "생활의 달인"으로 소개되는 이들에게서 무한한 진지함을 만나는 것이, 나는 참 즐겁다. 그들의 삶이야 말로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지속의 힘에서 나오는 감동이다.

올해로 16년을 신문과 인연을 가진 채 살면서, 오직 이 일에만 맴도는 것 같은 자신의 삶이 굼뜨고, 그날이 그날 같은 신선함이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솔직한 돌아봄도 있다. 하지만 애벌레의 걸음처럼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지만 곁눈질 없이 이 일을 완수하고 있다는 생각도 한편이다.

미래신문을 하면서 눈앞의 이익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한 순간에 결과를 얻으려 하지 않고 답답하리만치 묵묵하게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어왔다. 오직 밥만 먹으면 일하고, 연연하지 않고 우직하게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 그런 끈기와 성실성이야 말로 위대한 능력이라고 믿고 살아왔다.지루한 일이라도 열심히 계속해나가는 힘이야 말로 나와 우리 미래신문의 창조적 에너지이다.

꽃피는 봄, 우리는 혹독한 봄바람을 만나고 있다.

하지만 순간순간 닥쳐오는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어떤 일이 일어나도 굽히지 말고, 부단하게 앞을 향해 나아가는 끈기 있는 조직과 성찰의 삶이 되길 희망한다. 우리의 일생은 순간순간이 쌓여야만 이루어진다. 조직도 그러하다. 순간순간의 에너지들의 지속적인 축척이야말로 엄청난 핵심을 만들어내고야 만다. 의지를 더욱 성장시키는 것들은 긴장 없는 나른한 행복 속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긴장과 이완의 수많은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낸다.

일전에 일본 홋카이도 신문사, 즉, 120년간 뉴스를 지속 발행해온 일본의 지역신문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회사의 간부들이 나와서 상견례를 하는데 하나같이 머리칼이 하얀 할아버지들이었다. 하루에 하루를 더해 120년간을 발행해온 신문의 역사에 있어, 그들도 한 점의 획을 긋고 갈 수 있는 소중한 이들로 보여 마음이 숙연해졌다.

스스로 돌아보건데, 십 육년간 김포지역에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신문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투여해와야만 했다. 가슴이 숯검뎅이가 되고 얼굴이 땀 범벅이 되어야만 한다. 그것은 늘 진행형이다. 지루하고 오랜 작업의 결과로 결정체는 만들어진다. 사소하고 대단해보이지 않는 것들의 역사야 말로 실로 대단한 것들이다.

오늘 아침만 해도 해장국 집에서 직원들과 순대국을 먹는데 주인총각이 옆에서 청량고추를 도마위에서 토다닥거리며 다지고 있었다. 그 소리가 어찌나 균형 잡힌 숙련된 소리로 들리던지 기분도 좋아져 슬그머니 "마치 어릴 적에 듣던 어머니의 다딤이소리 같다" 며 말을 건넸다.

"어느 주부가 저렇게 듣는 소리조차 즐겁게 고추를 다질 수 있을까?"

아주 짧은 순간의 감동이었다. 어느 곳에서든지 최선을 다하는 사람의 얼굴은 아름답다.아직도 우직함이야말로 세상을 움직이는 비범한 힘이다. 내세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힘이야말로 능력이다. 누구나 한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면 비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 영역을 최선을 다해 자기화하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예상하지 못할 정도의 인격 형성이나 완성에 이르게 한다. 사람은 일을 만들고 일을 통해 사람은 완성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16년 동안의 발자취가, 어느 만큼의 김포 땅을 다졌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자체가 아름답다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공동체의 목소리가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