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존엄과 가치가 인정되는 사회열망

최기선 전 인천광역시장은 1945년 태어난 지 3개월만에 해방을 맞이한 해방둥이 김포사람이다. 한학을 가르치셨던 한학자 최양섭(통진향교 전교)조부에게서 6세부터 '배워야 산다'는 인물론을 가르치셨던 영향을 깊이 받았고 서암초등학교를 9회로 졸업했다.

"6살에 천자문과 한학을 배웠는데 15세 20세들과 어울려 공부했습니다. 초등학교는 교실이 없어 뒷동산에서 공부했으니, 당시에 졸업자중의 반도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강화 김포는 피난민들이 많아 당시 우리 집 신세를 졌었고, 이후 피난민들 중에 다시 서울 유학 시 신세를 지게 되는 '더불어 사는 인연'을 배웠습니다. 서울에서 친구 집에 놀러가 사람도 쌀밥 먹으면 품위가 있는 시절인데 개한테 고기먹이는 것 보고 놀라 '인간이 개만도 못한가! ' 라는 충격과 모순을 느껴 청소년기에 인간존엄, 민주주의, 자유, 진리에 대한 소망과 저항의식이 생겼어요."

최기선 전인천시장의 역동적인 인생의 출발은 좋은 성적의 보성고입학으로 물꼬가 트이며 동서양을 넘나드는 역사와 사상, 철학, 지리 등의 엄청난 학구적 탐구와 더불어 인간존엄과 가치가 인정되는 사회를 꿈꾸게 되고, 이후 치열한 격동의 시대를 살아내게 되는 기반이 된다.

온 가족의 소망을 넘어서는 역사와 민족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서울에 있는 아들을 찾아 통진에서 서울 성북동까지 쌀 두말을 이고종일토록 찾아오셔서"우리집에 희망이 없다. 너 하나 밖에 믿을 데가 없다. 공부해서 대학가는 것이 온가족의 소망이다"라는 어머니의 간곡한 서원에 서울대 법대를 들어갔어요. 고향김포에서는 돼지잡고 동네잔치벌였지요. 서울대에서 인재들을 많이 만났고 민족분단, 빈곤, 국가의 장애등을 열정적으로 밤샘 토론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가난한 친구들의 생계지원을 하기도 하고 1965전국시위를 주도. 제적 되는 대결의 시대에 학생운동의 전설적 인물이 되기에 이르렀죠. 후배들이 선배가 남긴 말은 어록화 할 정도의 정의,용기,신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철학으로 점철된 역사였습니다. 1966년 학생운동 하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 백골부대로 끌려가 근무했는데 오히려 감시대상자들과 정이 들어버렸어요"

서울대의 이영희 교수, 이협 의원, 서울대 총 수석 이었던 조영래 변호사 등이 민주화를 향한 열망으로 시대를 같이 고민하고 실천했던 유명한 인사들 중의 하나이다.

험악한 정치시절 중앙정치 한 복판에서 숨막히는 한국의 현실을 세계에 알리고 각국대사들을 비밀리 접촉해서 한국의 정치와 민심을 전달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해냈다.

그의 정치역정은 한반도의 역사의 아픔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의 소중한 현실과 맛닿아 있다.

"8.13민주화공동선언은 세계적뉴스였습니다. 이후 민주화과정을 숨막히게 뛰어 6.29선언을 통해 군사독재가 손들고 민주세력이 승리하면서 국민의 현장으로 갑니다 하면서 부천 김포 강화로 내려왔지요"

92년 생사고락을 함께 한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자 15개 시도지사를 임명하면서 행정경험전문가가 아닌 유일하게 정치인 최기선을 인천광역시장으로 발탁, 임명하게 된다. 이는 "한국의 국제도시 인천"을 구상하게 되고 동북아시아에서의 국제정치적 지정학적 위치의 힘을 바라보면서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관료가 할수 없는 대 시책을 실행하고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험대였다.

김포에 대한 그의 인식은 역사와 지정학적인 의미를 찾아 역사를 만들어낼수 있다는 것이다.

"김포는 과거 서양세력이 개방을 요구할 때 문수산성이 나라를 지킨 것 아닙니까? 대도시와 밀접한 위치에 있고, 위성도시의 하나라는 것 벗어나 역사의식을 가지고 미래를 제시해서 기능도시로서의 역할을 해야합니다. 김포는 서울이나 인천이 감당할 수 없는 일 할 수 있습니다. 첨단산업시설, 문화 관광 사업 육성, 필수적제조업체 유치 등 계획적 전략아래 역사와 철학이 있는 도시로 나아가야 합니다"

 국제도시를 향한 트라이포트전략

 "인천시장하면서 역사의식과 소신으로 임했습니다. 고향 김포를 뺏어가기위함이 아니었습니다. 동북아가 강력하게 부상되는 것을 예측하면서 인천권이 세계의 중심지로 트라이포트전략을 세워 공항, 항만, 국제도시로 세계인들이 비즈니스를 하고 투자하는 무대가 되도록 하면서 국가 전략적, 민족 전략적으로 광역화를 추진하고, 김포도 기능도시로 지역을 공항과 항만으로 연결하는 요충지역화 개발로 갈 수 있었습니다. 김포전체가 들어왔으면 재정부담컸으나 대대적 투자로 김포의 넓은 땅 유용하게 하고 난개발을 차단했을 겁니다. 그리고 세계를 상대하고 국제화를 향한 전략적 거점으로서의 계획도시를 지향했습니다. 세계적 경쟁력을 위해서 법개정을 통해 이루어졌던 일입니다. 유감스럽게 분쟁이 있어서 제외되었지만 열악한 지역에서 각광받는 지역으로 개발이 가능했을 겁니다. 도시는 인구자랑 고층아파트 자랑 말아야 합니다. 목표와 비젼, 기능이 좋아야지요"

넓게보고 멀리봐야한다

10년을 한국의 국제도시 인천을 구상하고 시를 이끌었던 수장으로서의 최기선 전인천시장은 동북아거점으로 바다를 장악해서 세계와 민족의 살길을 찾고 상하이 싱가폴 등과 경쟁하려 했고 "넓게 보고 멀리 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지사와 같은 풍모와 조용하지만 논리 정연한 역사의식과 실천, 그리고 신념에 따른 고통을 생존할 수 없도록까지 받아 먼저 죽음의 길을 떠난 아내 등 민주화의 길을 가며 수많은 자기희생의 용기로 일생을 살아온 최기선 전 인천광역시 시장에게 고향김포의 서암동문들은 자랑스러운 서암인상을 안겨주었다.

최기선 전시장에게 김포는 낭만적 유년시절과 예의범절을 갖추게 해준 고향이며 미안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역량을 갖추고 일을 추진할 때 고향에 큰 기여를 못해 거듭 미안하다고. 그리고 한국역사의 아들로 살겠다고 서원하며 살았고, 인생의 완숙기에 이르러 '김포정신'을 명상한다. 김포를 넘어서서 살아온 자신의 소중한 가치 '정의' '용기' '신념'으로 물질만능으로 정신적가치가 무너진 시대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믿는다.

아직도 형형한 눈빛으로 역사적 순간순간을 저장하고 열변을 토하는 그는 분명 에너지가 다르다.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온 최기선 전 시장은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평생을 넓고 깊게 산 열정의 김포사람이다.

최기선/ 인천광역시장역임/ 13대 국회의원역임/현 인천대석좌교수/현 해주최씨 대종회장/현 게일인터내셔날 코리아 고문

김희선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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