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기산업 경주…국내 리액터 분야 선두주자로
보람과 자신감으로 위기 넘어, 사회적 책임에도 적극
기업은 사회의 지원과 직원 노력 결실 “상속 않겠다”

대곶면 주)삼대전기 오국원 대표(54)다.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목표설정을 해놓고 이루어야 되니 각오가 새로워지고 그런 생활이 연속이 되니까 성격이 바뀌었다”며 미소로 기자를 맞는다.

오 대표는 지난 90년 3월 이곳 대곶면에서 창업해 산업용 변압기 및 ACㆍDC회로에 사용되는 각종 리액트를 개발했고, 특화된 기술로 제작ㆍ생산하여 국내 리액터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96년에는 (주)포스코에 리액터를 납품하고, 한국전력공사에 리액터업체로 등록하는 등 결실을 거두어 지난 2000년 ISO9001 인증을, 2003년에는 ‘경기도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됐다.

최근에는 국제환경시스템 ISO4000 획득한 유망기업이다. 오 대표는 자사 제품이 외국 제품을 제치고 쓰인다는데 자부심을 가진다. 주문량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최근에는 반도체 및 제어 소자에도 이용될 정도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작년에는 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올해 신제품 개발(EBB)을 특허 출원중이다. 내년 5월에는 서울코엑스에서 ‘전기전자 전시회’에 출품하기 위해 정성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오 대표는 “생산분야에 투자하면 현금화가 언제 될지 모르지만 10년 뒤에 먹고 살 것을 미리 준비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오 대표의 탁월한 기업 마인드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경영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무었이냐”는 질문에, 오 대표는 “현장에 있으면 제조 분야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실감한다”며 “세금은 줄어들지 않고 물가상승은 계속되고 직원 임금과 관리비는 상승하지만 납품 단가는 그대로여서 회사가 5~10년 성장해도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장기 근속하는 직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한 시간을 보람으로 알고 있다.

전기산업 분야와 처음 인연은, 자신의 삼촌이 서울에서 전기기계를 제작했는데 타 회사의 자리를 소개받은 일로 시작했다. 당시엔 제대로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서 전기와 건축에 관련한 공부를 하면서 일을 했다고 한다.

한편으론 9남매의 장남으로 생활이 어려워 24살에 돈을 벌 목적으로 사우디로 갔다. 다녀와서 서울 길동에 도서실을 차려 운영했는데 건물주의 부도로 전세보증금을 모두 날렸지만 서운하지 않았다고.

“삶의 보람과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34살에 지금의 사업을 시작했는데 3년간 고비를 넘기고 나니 10년 가더라”고. 지인들의 응원에 다시 힘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오 대표의 야무짐을 길러낸 고향은 경북 영양이다. 오일도, 조지훈, 이문열 등 걸출한 문인들을 잉태하고, 품어 키운 고장이고, 담배와 고추농사가 많다는 자부심이다.

부모님도 담배농사를 지었고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었다. 그래도 아버지께서는 한학에 조예가 깊어 동네일을 두루두루 도우셨다고. 그 또한 유년시절에 “농사일 돕기를 예사처럼 했다”며 서글한 웃음에 배어 나온다.

가난하게 커서 그런지 가난한 사람이 고생하는걸 보면 가슴이 아파서 가만히 있는 게 더 힘들다는 오 대표는 20년 전부터 인연에 의해 전남에 있는 고아원에 후원하고 있고, 강원도 사북에 있는 진폐증환자를 5년간 매월 지원했었다고 한다. IMF시기에 직원의 임금까지 동결한 상태에서 후원하는 것이 어려워 더 못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내어놓았다.

오 대표는 “사람으로 태어나 제일 아름다운 삶은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고 더 아름다운 삶은 남을 도우며 사는 것”이라며 “실제로 작은 걸 나누면 두 배의 행복함을 느낀다. 어려웠던 시간이 지난 후엔 라이온스클럽에서 활동하면서 기부봉사의 범위를 넓혀나갔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오 대표는 “사업은 창업주의 노력도 있지만 사회적 지원과 직원의 노력의 결실이 기업이다. 그래서 개인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새는 알을 낳고 새끼를 먹이고 품어 키우다 떠나보낸다’지 않나. 그처럼 기업을 자녀에게 물려준다면 목표와 성취감이 소멸되기에 기업 상속은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이미 대학원에 다니는 딸과 고등학생인 아들에게도 미리 얘길 했는데 자녀도 아빠의 생각을 존중하고 서로가 소통이 돼서 감사하다고.

주)삼대전기의 이념은 ‘자유롭지만 진지하자. 정직하여 당당하자. 겸손하자’다.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투명한 경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진지한 모습으로 힘주어 말한다.

인터뷰 끝자락에 오 대표의 삶의 지향은 무엇인가고 물으니 “사람이 성장하려면 매일 1에서 1만까지 해야 한다”고. 만 보 걷기, 천 글자 읽기, 백 번 쓰기, 열 번 크게 웃기, 남을 위해 한 가지 하기 등등. 그러면서 오 대표는 “우리 마음의 셈은 속은 듯해야 공정한 셈”이라고 환한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신유미 기자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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