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경 1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미현 교사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호주 여행을 하고자 한다. 학기 중에 쌓였던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 풀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서 영어실력도 쌓고자 하는 마음에 이번 여행을 계획했다. 알찬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틈틈이 일정을 짜고 여행지 정보를 수집하는데, 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요즘 학교생활도 즐겁다.

# 풍경 2
교직 경력 15년차인 노진우 교사는 이번 겨울방학부터 계절제 교육대학원에 다닌다. 언제부터인가 수업 준비보다 행정 업무 처리와 학생 생활 지도에 대부분의 시간을 빼앗기면서 점점 자신의 수업이 부실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자신감도 없어지고 아이들과 점점 소통이 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풍경 3 
중학교에 근무하는 오현아 교사는 요즘 마음이 무겁다. 감정 조절이 안 되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 때문에 1년 동안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 자기 기분대로 행동하고 상식적인 지도도 거부하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이번 방학동안 지칠 대로 지친 심신을 추스를 수 있도록 명상 프로그램이나 심성 수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방학을 기다리는 만큼 교사들도 방학을 많이 기다린다. 학생들에게 방학은 꽉 짜여 진 일상에서 조금은 벗어나 취미 생활도 하고, 뒤쳐진 공부를 보충할 수도 있는 시간이다. 교사에게도 방학은 꼭 필요한 시간이다. 교사에게 방학은 휴식을 통해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고, 새 학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며 또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방학을 휴가 정도로 생각하여, 교사들의 방학 생활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사들에게 방학의 의미는 단순한 휴식의 시간이 아니다. 과연 교사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배움의 시간
교사의 주된 업무는 학생을 교육하는 일이다.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많이 배워야 한다. 그래서 교사들은 방학 동안 다양한 곳에서 여러 분야에 대하여 공부한다. 계절제 교육대학원에서 학위 과정을 공부하는 교사들도 있고, 교사 연수 기관에서 자격 연수 또는 직무 연수를 받는 교사들도 많다. 공부하는 분야도 다양하여 교사들은 수업 개선을 위한 교과 심화 연수와 논술 및 토론 연수에 참여하기도 하고 학생 생활 지도를 위한 상담 연수와 진로 교육 연수에 참여하기도 한다. 또한 방과후 학교 교육과 동아리 지도를 위해 연극, 영화, 풍물, 음악 줄넘기 등 비교과 연수에 참여하기도 하고 학생 지도에 도움을 얻고자 컴퓨터, 외국어 등을 배우기도 한다. 방학 때 교사들이 이렇게 열심히 배우는 것은 일종의 자신에 대한 재투자라고 할 수 있다. 신학기에 한 층 업그레이드 된 수업을 위해 그리고 학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교사들은 방학 때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신학기를 준비하는 시간
방학중에도 학교는 늘 살아 움직이고 있다. 방학 때도 교사들은 각종 업무 처리를 위해 그리고 신학기 준비를 위해 학교에 출근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에서 느티나무 학교 수업과 자기 주도 학습 지도를 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전년도 교육 평가와 신학기 교육 계획을 세우기 위해 교사 워크숍을 열기도 하는데, 이 자리에서 교사들은 열띤 토론과 토의를 하여 신학기 계획을 세운다. 방학 동안 교사들은 신학기 학급 경영 방안을 생각하고  개인 교과 수업 자료를 준비하며 교재 연구를 한다. 때로는 교과별로 모여 수업 계획을 세우고 공동으로 수업 자료를 만들기도 한다.

재충전의 시간
교사들은 학기 중에 너무나 바쁘다. 수업 준비도 해야 하고, 교과 내용도 잘 가르쳐야 하며 행정 업무도 잘 처리해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생 상담도 잘 해야 하고, 학급 운영도 잘 해야 한다. 때로는 방과후 학교 교육과 동아리 지도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 교사라는 직업이 늘 학생을 상대하는 일이라, 학생들이 생각 없이 한 말이나 행동에 교사들은 상처받기 일쑤다. 이러한 상처를 치유하지 않으면 자신감과 의욕을 잃기 쉽다. 방학은 바로 이러한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다. 교사들은 방학 동안에 바쁜 학교 일정에서 벗어나, 스스로 반성하고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무엇인가를 배우는 시간을 통해서 때로는 여행과 휴식을 통해서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의 여유가 다음 학기를 준비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

교사들에게 방학은 단순한 휴식의 시간이 아닌 배움의 시간, 신학기를 준비하는 시간, 재충전의 시간이다. 이러한 방학이 있기에 교사들은 신학기에 보다 알찬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고 새로 만나는 아이들에게 온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것이다.

편집국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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