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인간이 보는 것 없이 보고, 듣는 것 없이 듣고 느끼는 것 없이 만지고, 맛보는 것 없이 먹고 근육의 움직임을 지각하는 것 없이 움직이고 냄새를 맡는 것 없이 숨을 들이마시고 생각없이 말한다"고 했다.
우리는 한 가지 일을 하면 한 가지만을 하지 못하고 이것저것에 마음도 손도 분주하다. 사는 것처럼 살려면 이제는 하나의 일은 하나로 충분하게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부정확하고 엉성하게 관찰하고 지나치고 사는 지 생각해 보았을까? 우리는 날마나 너무나 많은 진주들을 놓치고 산다. 하루도 똑같은 햇살 속에 우리는 살지 않는다.
하루도 같은 밤의 농도 속에 있지 않다. 검은 진주와 같이 칠흑같은 느낌을 정말 사랑해본 사람이나 별들 사이로 흘러가는 구름을 놓치지 않고 바라본 사람은 희망을 버릴 수 없으리라. 요즘은 날마다 커다란 거실 창으로 별과 달을 바라보다 잠이 드는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지혜로운 생각을 하면 그 사람의 얼굴만이 아니라 몸도 지혜로운 모습을 갖게 된다"고 했단다. 우리의 신체 자체가 그렇게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같이 간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가에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없으리라.
날마다 다른 세상, 또 다른 세계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어제 만난 그는 같은 사람인 것 같지만 오늘 또 다시 새롭게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제 실망했던 그 누구도 절망스럽게 바라볼 필요가 없다. 우리는 우리가 기억하는 사람들이 로봇처럼 정형화되어 있다거나 전혀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고정화된 옛 그림에 갇혀서 "저 사람은 안돼"라며 그를 대한다.
하지만 각기 형편과 고려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사람도 변화하고 계절도 변화한다. 우리가 가진 안테나를 더 섬세하게 발달시키면 보고 싶고 경험하고 싶은 것들을 신나게 만날 수 있다.
구름의 변화가 잠시도 머물지 않듯이 우리네 삶도 그렇게 변화하고 생각도 천국에서 지옥까지 커트라인도 없이 드나든다.
겨울에도 봄은 와 있고 가을이 들어있다. 그렇게 완벽하게 잎새를 떨구어 낸 나무들도 있지만 풀섶을 헤치며 새파랗게 잎새를 내미는 그렇게 대단한 생명들을 보면 절망이란 가당치가 않다.
솔직하게 나는 9년차 암환자로 산다. 아마 암환자로 살지 않았다면 세상이 보내는 그렇게 대단한 신호들에 주의를 기울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느낌을 충분히 감지할 만큼 민감해졌을 때, 나는 하나님이 너무 불쌍하게 여겨 안테나 하나를 붙여주셨다고 생각하고 믿고 살았다.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편하고 좋았다. 자세히 감지하기 때문에 더 이상 생각을 쫓지 않고 인식을 통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관심이 어떤 것에 집중이 되면 에너지도 관심을 따라가게 마련이다. 대단히 많은 훈련, 자신감, 그리고 직관을 통해 누구나 다른 사람이 발산하는 독특한 에너지를 감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의 감정을 잘 추스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불쾌한 기억을 떠올릴 때는 울적한 기분이 들지만 아름다운 일이나 기억은 긴장이 풀리고 명랑해지고 에너지가 샘솟지 않던가!
아무리 우리의 삶이 폭폭하고 위로받을 길이 없다고 해도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다시 그리워하게 될 좋은 시절이다. 몇십년 전에 촬영한 사진을 보면 당시는 안좋아보였던 것이 새삼 그리움으로 바라보며 즐겁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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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마다 직관에 따라 산다. 아무리 합리적으로 일에 접근해도 안 될 수 있다.
그 대신 아주 느낌을 즐겁게 만들려 애쓴다. 인생의 성공적인 비결은 늘 그런 느낌과 생각 속에 있는 것으로부터다. 생각 속에서 하늘을 날 수도 있고 초인적으로 강해질 수도 있고 상상속에서는 모든 산을 올라갈 수도 있다. 이러한 시각화위에서 우리는 보다 더 살맛을 느끼며 순간을 영원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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