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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달이 되신 어머니유인봉 칼럼

바쁘고 아프게 어머니를 보낸 9월의 아픔이 아직 생생하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준 일들이 감사해서 어찌 다 갚아야 할까!

나보다 먼저 어머니를 보낸 이들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그 슬픔을 이기고 살아온 세월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사람은 평생을 두고 잊혀질 수 없는 기억과 같이 산다. 그 중에서 제일 오래 깊이 남는 것이 부모의 자리일 것이다.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봇물이 터지듯이 많은 생각이 난다.

내 인생의 자리에서 어머니가 차지하고 있었던 자리가 그만큼 컸다. 아홉 살에 어머니를 잃었던 나의 어머니는 육남매의 우리에겐 여든 여섯까지 '어머니'를 마음껏 부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

평생 자기 관리에 엄격하고, 오라버니의 기억이라면 무려 스물 세 번이나 급히 병원에 가시기도 했지만, 위기를 극복해내며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다 가셨다. 그래도 아쉬움과 회환이 남는 것이 천륜의 이치 아닐까!

몸이 약한 내게 다른 이들이 말해주었다. 어머니가 아픔을 다 가지고 가시라고 기도하라고. 하지만 난 그렇게 못했다. 어머니 인생의 무게도 너무도 무거웠으므로.

어머니와의 인연은 자식과 남편을 만난 세월보다 몇 곱쟁이의 세월이다. 어머니가 가시고 형제들이 모여 말했다. 어머니만큼 살다가 갈 수 있는 영광이 우리에게 있을까라고. 팔십이 넘으신 어머니가 아홉 살에 돌아가셨다는 외할머니를 떠올릴 때의 그 환한 눈빛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사진으로 보자면 몇 장 안 될 그 에너지를 팔십이 넘도록 기억하면서 아끼고 사셨다. 이제 어머니 계신 그 나라에서 만나셨을까! 누구에게나 어머니는 그 존재자체의 엄청난 에너지원이며 생명이었기에 어머니의 빈자리는 너무나 힘들었을 것이고 나도 그렇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눈물이 나오고야마는 이유들일 것이다.

   
 
 
 
눈물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대신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기쁨이 아닌 슬픔이 힘이 될 시절도 있다. 기쁘고 좋아서가 아니라 슬프고 힘들어서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시절의 힘을 배우고 있다.

오늘도 누구의 어머니가 또 떠나셨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렇게 수많은 어머니들이 이 세상에 와서 사명을 다하고 떠나시고 있다. 요양원들에서 모셔지고 뵙는 어머니들의 눈은 멀리 다른 곳을 바라보고 계셨던 기억이 난다.

그 나라가 가까우신, 욕심 없고 사심 없는 눈빛이라 그런지 모두 아름다운 사슴 눈을 닮았다. 저녁에 눈을 감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그대로 떠오르는 어머니! 눈으로 보고 만지던 어머니가 깊은 가슴으로 들어와 별이 되고 달이 되셨다.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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