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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조직 통합, 아쉬운 과정<기자수첩> 의회, 행정 탓하기 전 농업인 스스로 대안 제시했어야

지난 17일 김포시의회가 농업기술센터와 농정과를 통합해야겠다는 시 집행부의 조직개편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지난 2007년 강경구 전 시장으로부터 시작됐던 김포시의 농정조직 통합논란이 종식됐다.

조직개편안은 통과됐지만 지난 2007년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이번 조직개편을 둘러싼 농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전대 시의원으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진부하다”고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회는 조직개편안을 큰 진통 없이 통과시켰다. 농관련단체들의 반발도 예전 같지 않았다.

지난 2007년의 상황과 관련 몇 가지 차이점은 있다. 우선 시장과 시의회 구성원이 바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농업계의 반발이 크지 않았다. 몇몇 농관련단체들이 통합 반대 서명과 함께 반대의견서를 의회에 제출했지만 일부 상담소를 다시 복원하는 부분적인 의견 외에 본질적인 문제제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조직개편안과의 차이점은 그동안 폐지됐던 일부 상담소의 부활이다. 그러면 그동안 농관련단체들의 반대는 상담소 때문이었을까. 지난 2007년 조직개편안과 관련 커다란 논란이 야기됐던 당시 상황을 되짚어 보면서 강 전 시장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추진하려 했던 농정조직 통합의 핵심적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

2007년 6월 말일자로 최해복 농업기술센터 소장이 명예퇴임을 했지만 강 전 시장은 새 소장을 임명하지 않은 채 직무대리 체제를 유지했다. 이때부터 김포시 농정조직 운용에 대한 강시장의 고민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후 4개월 후인 2007년 10월30일 강경구 전 시장이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 통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농업인들은 아무도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뒤늦게 사실을 확인한 농관련단체들이 ‘밀실행정’ 이라며 시장실을 항의방문 하는 등 극렬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강 시장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몇 번의 시장 면담에도 불구하고 결국 농민단체들이 찬성과 반대 진영으로 양분되는 사태를 맞게 된다. 행정과와 농민단체들간의 격렬한 논쟁이 이어졌지만 의견은 좁혀지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리면서 시의회의 결정만을 기다리게 됐다.

의회를 사이에 두고 두 진영간의 팽팽한 로비와 압력이 진행됐다. 시장은 시장대로, 농민들은 농민들대로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호소했다. 특히, 농민단체들은 의회 축조심의장까지 찾아와 의원들을 압박하면서 강력한 통합 반대를 호소했다.

시의회는 농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강 전 시장의 농정조직 통합에 대한 조직개편안이 2007년 12월24일 제92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부결로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당시 조례심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이던 성덕경 의원은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의 통합안에 대해 “사전 충분한 논의와 준비 부족으로 농업정책을 보다 강력히 추진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농업인 단체의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부결 이유를 밝히고 본회의에 부의조차 하지 않았다.

이로서 농정조직 통합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 됐지만 강 전 시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농정조직 통합에 실패한 강 전 시장은 2008년 1월14일 농업기술센터 정문영 소장 직무대리와 국순자 기술지원과장에 대해 조직관리 미흡이라는 이유를 들어 직위해제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농정조직을 통합하려 했던 강 전 시장의 의중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강 전 시장은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간의 조직이기주의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농업기술센터 내의 일부 파벌주의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직 출신인 강 전 시장은 자신의 진정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농업인들에 대한 서운함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이후 강 전 시장은 100여일 만에 농업기술센터 간부들에 대한 징계를 풀고 2008년 4월 27일자로 정문영 소장 직무대리를 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 정식 발령했다. 직무대리 발령을 받은지 9개월만이다. 이로서 강 전 시장의 김포시 농정조직 통합 시도와 관련된 모든 논란이 일단락 됐다.

그 후 강 전 시장은 농정과를 친환경농정과로 개편하고 농업기술센터의 연구실을 강화했다. 통합하지 못한 농정조직에 대한 대안으로 농민단체들을 하나로 규합, 농단협도 구성했다.

그러나 강 전 시장은 농정조직 통합에 대한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강 전 시장은 민선 5기 선거 이후를 대비해 조직개편에 대한 용역을 발주했다. 농정조직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조직개편에 관한 용역이었지만 강 전 시장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농정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도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낙선함으로써 결국 강 전 시장의 농정조직 통합의 꿈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 꿈이 되고 말았다.

강 전 시장의 농정조직 통합의 꿈은 바톤을 이어 받은 유영록 시장이 완성했다. 유 시장은 농정조직 통합에 관한 지난 논란을 의식하여 농관련 단체들의 진위를 파악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시장은 조직개편안을 의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농관련단체들과 심도 있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 계장급 이상 농정조직 공무원들과 농민단체들간의 끝장토론을 주장했던 강 전 시장과 달리 유 시장은 일체의 공무원들을 배제한 채 농관련단체장들로부터 농정조직 통합에 관한 모든 의견을 청취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과의 대화에도 불구하고 농정조직 통합 문제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으면서 시장은 시장대로 조직개편안을 제출하고 농관련단체들도 의회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다시 의회의 결정만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지난 2007년과는 달리 이번의 조직개편안 처리 과정은 순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농관련단체 회원들이 의회 심의 과정을 방청 하면서 반대의사를 전달했지만 의원들의 마음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농업계의 반발이 예상 밖으로 강력하지 않게 되면서 반대의사를 가지고 있던 의원들도 기권과 표결 불참 등 소극적인 반대를 통해 집행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농업인들 스스로의 절실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개편안이 집행부의 고유 권한이라는데 의원들의 무게 중심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농정조직 통합 과정에서 일부 농관련단체들이 지난 2007년과는 달리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관련 자중지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부 농관련단체장들은 조직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단체장들의 진정성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분산된 조직의 통합으로 운영의 효율성을 기하려는 것은 어떤 지자체의 집행부든 공통된 고민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론 행정편의주의로 인한 폐해가 발생 하면서 통합된 조직을 다시 분리 하고 있는 시군도 있고, 또한 농업정책의 최종 수혜자가 농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통합이냐 아니냐는 주장에 앞서 그 필요성이 충분히 논의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의 조직통합과 관련 김포시의 한 농업계 인사는 “김포 농업의 비전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조직개편안이 통과된 것은 유감”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결과에 대해 시의원들을 탓하기 전에 우리 농업인 스스로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이냐 아니냐를 선택 하기 전에 김포 농업을 발전 시키기 위한 비전이 중요하다”면서 “그 비전을 수행할 방법으로서 통합이냐 아니냐를 고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
 
집행부는 효율성이라는 이유와 함께 끊임없이 조직 통합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정작 농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필요성을 충분히 제기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김포시의 농정조직 통합의 책임을 의회와 집행부에만 물을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김규태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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