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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술국치 100년에 생각한다 ‘신독’기고|최기철(주향교회 목사)

세계적인 기업이 된 삼성그룹의 창업주 이병철 씨가 59년부터 3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정초에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의 서점을 돌아보는 것과 전자제품을 구입하여 연구하였다. 본인을 비롯하여 아들, 손자까지 모두 일본의 명문 대학을 졸업하여 철저하게 일본을 공부하고 연구하도록 했다. 노년에 박물관에서 국보급 도자기를 바라보는 그의 사진을 신문에서 봤는데, 그의 표정에서 냉철함과 철저함을 읽을 수 있었다.
 
이병철 씨는 특별히 도자기를 비롯한 예술품을 좋아했고, 그의 며느리 홍라희 씨에게 예술품을 수집하는 훈련을 시켰다고 한다. 예술품을 좋아하고 제대로 보는 안목이 있다면 그에게 마음의 미적 감각인 심미안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이병철 씨 개인의 고도로 훈련된 미적 감각과 집중력이, 일본의 전자제품을 만들게 하는 정신을 능가했고, 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근본적인 힘이 됐다.

고급스런 삼성전자 제품의 디자인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탄생했다.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을 물리친 이병철 씨의 집요함과 철저함, 고급스러운 심미안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나는 그것을 ‘신독’의 결과라고 본다.

신독(愼獨)은 ‘스스로 삼가다’는 뜻이다. 그 결과는 자기절제로 이어지고, 마음의 평정은 리더십으로 주변의 평화를 이루게 된다. 자기관리의 결과는 주변의 상황을 극복하는 힘을 갖게 만든다. 주변의 상황에 끌려다는 것과 주변상황을 관리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의 삶에는 많은 도전이 있다. 이병철 씨에게는 ‘극 일본’하는 것이 도전이었다고 본다. 그 도전 앞에 그는 총체적 무능함만을 ‘탓’하지 않았다. 태산 같은 도전에 그는 승리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분배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이념의 갈등이라는 도전이 놓여 있다. 갈등은 서로를 탓하는 데에 많은 원인이 있다. 서로가 상대방의 허물을 집중하여 보는 것이다. 탓은 사람들이 자신의 선택에 따르는 개인적 책임을 회피한 채 다른 누군가에 책임 전가의 대상을 찾음으로써 모든 종류의 행동에서 발뺌하려 드는 거대한 책임 전가 싸움이다.

탓의 결과로 오는 분노하는 마음으로는 우리 앞에 놓인 무수한 도전을 제대로 읽을 수도 없으며 이길 수가 없다. 차분하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속 깊이 간직한 힘을 회복해야 한다. 자신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회복하지 못하면 혁명을 통한 주어지는 행운을 추구하게 된다. 행복은 누구나 회복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지만 행운은 주어지는 것이기에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고 중독이 된다. 중독은 내성을 상실하게 되어 의존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져 치열함을 상실하게 된다. 그것은 사회적인 재앙이고 국력의 크나큰 손실이다.

도전에 응전하는 데에는 주변의 도움을 받기 전에 자신의 전투력을 스스로 길러야 한다. 전투력을 얻는 것에는 자신을 살피는 집중력, 집요함, 냉철함이 필요하다. 내 마음에 심미안의 강물이 흐르게 하고 윤택함이 있으면 너그러운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것은 경제력이 주는 힘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사소한 습관이 사람의 운명을 만든다고 한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홀로 무딘 마음을 새롭게 기경하는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사회가 거대담론을 말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아 자신의 성공을 스스로 경험하고 만들어낼 줄 아는 작은 행복의 경험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을 반석위에 올려놓는 기틀을 만든 박정희 대통령의 좌우명이 중용에 나오는 ‘대인춘풍 지기추상’이었다고 한다. 자기는 서릿발같이 대하고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부드러운 마음으로 하라는 뜻이다. 이것의 실천 덕목을 ‘신독’이라고 말하고 싶다.
 
경술국치 100년의 해다. 새로운 100년은 철저하게 우리 스스로의 것이어야 한다. 치열하게 나를 돌아보고 삼가는 것은 사회 최고의 경쟁력이고 근원적인 국력이다. 그리고 그것은 무한한 정신적 자신감의 특징으로 나타나 심리적 우월감을 갖게 한다. 심리적 명품을 갖는 것이다. 나를 지키고, 국가를 보위하는 데에는 이 이상의 항체는 없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명품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을 넘어서고 세계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편집국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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