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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허물어져가고, 아내는 공포불안장애현장|아파트 공사장 옆 망골마을 노인들

닭도 알 못낳을 정도의 소음피해로 노이로제
12가구중 3가구 이주…남은 노인들 '속앓이'

   
▲ 감정동 망골마을 공사현장
고령층 10여세대가 옹기종기 모여살던 망골마을 주민들은 요즘 주변 아파트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굉음과 분진으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산을 깍아내고 암반을 분쇄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다이너마이트를 폭파시키는 바람에 이곳 주민들이 살던 집은 들썩거리고 심한곳은 담벽이 허물어졌다.

신안건설산업이 시공중인 감정동 신안실크벨리 공사 현장이다. 인근에 위치한 감정초등학교와 신안실크벨리 1차 아파트 등 집단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일정정도 거리에 있는 이들의 민원이 끊임없는 판에 건설현장 바로 옆에 사는 망골마을 주민들은 오죽하겠나.

   
▲ 윤씨가 아내의 진단서를 보여주며 담배를 피워물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1년을 넘겨 계속된 공사에 시달리다 12가구 중 3가구가 정들었던 마을을 떠나 낮선 외지로 이주했다. 이주할 형편이 되지 못해 남은 9가구는 하루 하루를 그저 '견디며' 살아간다.

공사현장과 휀스 한장을 사이에 두고 있는 윤종호(83)씨의 집 담벽은 곳곳이 금이 가 있고 한쪽은 이미 허물어져 최근 보수했다. 아내 지모(81)씨는 2~3일에 한번 꼴로 터트려대는 다이너마이트 폭발음과 굴착기를 이용해 큰 돌을 부수는 일명 `뿌레카' 작업의 소음에 시달리다 최근 병원진단까지 받았다.

병원진단결과 '공포불안장애' 판정을 받았다. 계속된 소음으로 인한 일종의 노이로제다. 윤씨에 따르면 작년 가을부터 시작된 발파작업은 올해 5월까지 마무리된다는 시공사측의 얘기와 달리 8월이 지나도록 여전하다. 윤씨는 귀가 먹먹해져 요즘은 자동차 소리도 구분을 못한다고 했다. 키우던 토종닭은 알을 낳지 못한 지 오래다.

마을 주민들 역시 윤씨처럼 70~80대의 노인들이다. 윤씨의 경우 특별히 심한 경우지만 다른 주민들 역시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윤씨는 "얘기한다고 공사가 중지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닌데 불평해 뭐하냐"며 체념적인 한숨만 쉬어댄다.

신한건설 관계자는 "노인들이라고 무시하거나 민원을 외면하지는 않는다. 매일 매일 찾아뵙고 불편한 점은 개선하려고 노력중이다"는 해명이지만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나 배상 방안을 묻는 물음에는 답변을 주저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2~3일에 한번씩 시행하는 발파작업은 보통 1시간 이내 5~10여차례 진행된다. 암반 제거 작업은 이르면 8월중 마무리된다. 이후 각종 공정을 거쳐 2012년3월에야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이곳 주민들은 암반 분쇄 작업 이후에도 공사 마무리까지 오랜 기간 또다른 피해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납득할만한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 금이 가 허물어져가는 내벽

황인문 기자  im@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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