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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에는 뼈가 없다

일전에 큰 모임의 리더가 말했다.

"사람의 혀에는 뼈가 없기 때문에 중심을 잡고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순간 귀가 번쩍 열리는 기가 막힌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사람들은 삶을 사는 가운데 너무나 중요한 진리와 사실들을 배우고 익히고 남기고 가는 것이 아닐까! 하여 늘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어떻게 하는가를 중요하게 배우고 사는 것에 감사한다. 특히 산전수전 겪은 사람들의 말은 힘이 있고 설명이 가능한 이상의 기운을 준다.

듣는 즐거움과 경험으로 가득한 지혜들이야말로 늘 눈이 열리고 귀가 열린다. 좋은 기운으로 가득한 사람의 입을 통해서는 정말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에 말 한마디를 통해 위로와 격려를 받고 생명을 살리는 기운을 얻는다.

우리의 혀를 통해서 나오는 좋은 말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삶을 윤기 있게 해준다. 좋은 기운이 가득 찬 사람들의 발걸음은 경쾌하고 어깨가 당당하다. 목소리를 들으면 역시 밝다. 옆에 있는 사람조차 신이 나게 만드는 힘을 갖는다. 또한 좋은 기운이 충만한 사람들은 가볍게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 때로는 말보다도 침묵으로 그 좋은 기운을 가지고 가는 즐거움도 좋다. 가끔 말을 하면 좋은 기운이 달아날까 고요한 침묵으로  그 느낌을 즐기노라면 달콤함 이상의 맛을 알게 된다. 말없이 나무를 바라보듯이 말이다. 나무는 말없음에 좋고 다시 물어도 그 맛이어서 좋다. 때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어주어서 고맙고 믿음직하게 느껴진다.

사람도 말도 너무 자주 변하는 것을 알면 허전하다. 그런데 좋아하면서도 금방 그 귀한 것들이 사라질까봐 애타하는 일상에서 '그 자리에 가면 말 없는 그'가 있다는 것은 사람이든 산천이든 귀하다.

하여 때로는 말을 너무 퍼내는 일을 멈추고 호수에  맑은 물이 고이듯 좋은 기운들이 고이도록 할 일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걸림 없는 참 마음으로 산천은 산천대로 바라보고 구름은 구름이라고 가감 없이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잠시 무엇인가 내 기준이 없으면 허전한 것처럼 생각해서 분별하고 이름짓기를 좋아한다. 그러다 보면 아름다운 이야기보다는 아프게 하는 말들이 우리들의 혀를 통해 세상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

   
 
 
 
결국 말은 우리 전체를 드러내는 밝은 빛이여야 한다. 마음이어야 하고 마음이 혀를 통해 나온다 함은 곧 삶으로 살아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건강한 혀를 통해 마음이 나오고 이어져서 세상을 건강하게 한다.

그냥 보이는 대로 바라볼 수 있는 관계도 아름답다. 어차피 모든 것을 완벽하게 규명하거나 설명해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내 관점, 내 세계만큼만 보고 말하는 것이요, 그렇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발언일 수밖에 없다.

세상도, 사람도, 사랑한다는 말 이외에 필요하지 않은 말들을 안 하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단순한 말들 같아 보이는 순박한 어투에 묻어나는 감동을 사랑한다. 그대로 가슴 찡하게 전달되는 포장되지 않는 진실한 말에 담긴 감동들을 어찌 간과할 수 있으랴!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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