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와 수해의 지독한 절망의 피 같은 눈물과 해맑은 어린이들이 정신 질환자로 보이는 남성으로부터 급습을 받고 입원한 장면과 피가 여과 없이 안방에 전달되고 있다.

정말로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아픈 사연들이 너무 많다.

정신 차린 사람들도 살아내기 힘든 세상, 어느 곳도 모두 지뢰가 묻혀 있고 안전지대가 없어 보인다.

태풍에 떠 밀려 내려가 확인 할 수 없는 사체들에 대한 보도를 접하면서 말이 안나온다.

정말 윤기를 발견하기란 힘들다.

천둥과 벼락 같은 일들을 함께 겪고 살고 있다.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개인적인 삶만을 보호받으며 살 수 없고 전체적으로 함께 걸어나가지 않으면 언제 어떤 재앙이 내 눈앞에 닥칠 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 누구나 놓여 있다.

어릴 적에는 심는 대로 거두어들인다는 생각을 신뢰한다.

성실하면 성실한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답을 얻어내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월이 갈수록 꼭 그렇게만 될 수 없는 것도 알게 되고 전혀 그렇게 살 수 없는 세상임을 경험한다.

현재 나는 아니지만 삶에 지치고 힘든 누군가는 내 모습을 보고 이유 없는 비수를 겨누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가정적으로 행복한 유년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바른 자아의 성장을 가져오지 못할뿐더러 개인을 넘어 전체 사회를 구성하는데 있어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거리를 활보했느냐라고 언론들이 떠들지만 책임질 그 누구도 없다.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고 피눈물을 쏟는 모습을 바라보며 또 비통해하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개인적으로 일정정도 좋은 사회실현을 위해 노력을 하는 이들도 많다.

어느 만큼 체면을 유지할 만큼 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할지라도 위험사회에 이미 들어서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만큼 추가 비용을 지불할 수 밖에 없게 돼 버렸다.

내 손만 떠나거나 눈 앞에 안 보이면 내 일이 아닌 것처럼 생각되던 일들이 부메랑이 되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어 옴을 우리는 무섭게 경험하고 있다.

살기가 어려워질수록 폭력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며 전체사회가 위험한 수위를 경험하게 된다.

보다 밝고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또 다른 관점과 삶의 변화와 책임, 그리고 제도적 장치가 필수임을 절감한다.

가령 이 지역에서도 가정에서 폭력적인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일시적으로나마 쉼터를 찾아 나선다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위로 받고 상담하고 자신들을 지지해줄 수 있는 유관 상담기관들이 24시간 풀 가동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 상담기관을 운영하고 인권활동을 해보면서 느끼는 것은 사람부족과 비용부족이다.

개인적으로 훌륭한 자질을 갖춘 이들을 만나 함께 일하고 싶어도 그것이 간단하지가 않다.

가정폭행으로 경찰서나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한다해도 그들을 위한 법 집행 외에 일시적으로나마 심신을 안정할 만한 쉼터는 멀기만 하다.

상담원들이 자신의 거처에 일시적으로 쉬게 하는 방법 등이 아니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또한 그러한 상황들이 먼 미래 혹은 가까운 날들의 불행과 악순환을 잉태하게 만든다.

이제는 자신을 비롯한 우리 자식들의 안정된 미래를 위해 안타까운 마음만큼 남의 일이 아닌 내 일로 생각하고 적극 참여하는 이들 사회적인 분위기의 성숙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시민단체를 비롯해서 어떤 단체를 통해서도 유익을 사회에 더하는 일에 한 삽이라도 거드는 마음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한 사람이 이 지역 모두를 구원할 수는 없지만 작은 참여와 보살핌은 비참한 미래를 예방하는 필수적인 주사약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방법론을 찾을 때 미봉책이라거나 그 수준에 못 미친다고 미리 예단 하면서 완벽한 답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완벽은 우리의 그림 속에서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은 늘 조금씩 고치고 배우면서 진보해나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단 1천원 혹은 만원의 물질적 참여 한시간의 배려는 또 다른 절망을 희망으로 잉태하게 하는 씨앗이 될 것이다.
유인봉 (사)김포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유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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