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의 왕성한 식성, 약육강식의 그 악랄함, 종족번식률의 강함, 농작물의 훼방… 가히 해조(害鳥)의 무리에 둘 새다.
그런데 어째서 까치를 상징새로 삼았는지 모른다.
까마귀와 비교하여 그리 포악하지 않고 완전 껌정이 아닌 흰빛 무늬가 있고, 그 소리가 ‘까치 까치’ 하고 우니까 귀엽게 여겼나 보다.
그러나 특용작물에 생명을 건 생업이요, 농작물도 벌레들이 먹어 좋은 오늘의 현실에 농작물도 결단내고, 벌레들도 마구 잡아먹는 그들이고 보면, 보호하기엔 걸맞지 않다는 얘기다.
제주도에는 원래 까치가 없었다.
육지에서 들여가더니 십 수 년 만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이제는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까치 박멸책으로 기울고 있다.
까치를 길조(吉鳥)로 여기던 것도 옛말, 이제는 희귀의 가치도 없고, 인간에 보탬이 되지 않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에 매과의 두루미는 매우 호감이 간다. 그 빛깔하며 모양하며 걸음새하며 침식하며....,
흰빛은 백의민족과 통하고, 긴 목은 탈속이나 그리움과 통한다.
더욱 그 걸음새를 볼라치면, 긴 다리에 어울리는 걸음나비(보폭)가 가관이다. 조심과 겸허의 본보기처럼, 신중히 그리고 겸손히 땅을 고른다.
거기에 크게 기리고픈 것이 하나 있다. 싸움질이 없다는 거다.
까치처럼 요란스레 떠벌리지도 않는다.
인적 드문 들판 한가운데 서서 너는 너만큼 서고, 나는 나만큼 서서, 습지의 미물이나 잡아먹으면서, 그것도 포식하거나 식도락이 없이 최소한의 먹이를 자족한다.
군자의 상이요, 신선의 상이다.
그래서 ‘평화’와 ‘불로장생'의 상징으로, 십장생의 하나로도 되고, 새타령에선 춤의 맹수로도 올랐을까.
12여종이나 되는 두루미과의 어느 새인지는 모르나, 김포의 들녘 홍두평은 그들의 서식지이다.
50∼100마리가 떼지어 도래한다니, 어질고 순한 김포사람의 심성과 같아 안성맞춤이 아닌가?
문득 시 하나가 떠오른다.
수정을 딛고도 의젓해야 하기에 / 다리가 길었으면 싶었던 게고 / 진흙 쯤 묻히며 살아가야 하기에 / 꼬리 또한 싶음으로 검어졌겠지 / 없는 듯 둥 둥 구름 타기 좋아서 / 웃도리는 하이에지고 / 외마디 소리 즈믄 해를 뽑자니 / 모가지는 길어서 끼이이 뚜루룩 / 아침 해 받들어 문지른 자리 / 숫구멍 빛들어 붉오졌느니 / 처음 그 무엇이 너 되었노? / 긴덧 높이 높이 날고 싶은 넋 (하히룩)
코록코록 가락가락, 휘넓은 들 도랑에 모여 다시 먼나라로 떠날 채비를 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그 정다운 울음을 엿듣고 싶다.
고운 두루미로 ‘김포사람의 새’를 삼자. 자라는 꼬마들에게도, 저 두루미 같이 고운 심성으로 자라, 겨레의 맑은 넋을 고이 지켜 주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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