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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이름 '산언덕'
내 마음과 꼭 닮은 애정이 끈끈하게 공유되는 소중한 소수의 사람들하고 함께 하고 싶은 공간, 자랑하기에도 아까운 그런 멋진 곳이있다.

예쁜 그 집은 사랑하는 누군가의 안내가 없으면 결코 찾을 수 없는 아주 한적한 곳에 숨어있다. 울퉁불퉁, 대로를 벗어나서 5분쯤 지나면 아이들이나 관심을 둘 만한 드럼통에 그 이름 석자가 흰색의 편안한 글씨체로 우리를 맞아준다.

비 온 뒤의 촉촉함이 베어 있는 숲 속의 향은 뜨거운 여름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큰 나무와 숲으로 쌓인 예쁜 그 집은 보이는 부분은 온통 하얀색이다. 하얀 작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딱 하나 밖에 보이지 않는 테이블을 보면서, 테이블 옆에 붙박이 된 선반을 보면서, 그 위에 놓인 손 때 묻은 책들을 보면서......

결혼 초기에는 모든 것을 아끼고 지키면서 함께 이사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들의 살림들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가면서 소녀시절의 물건들과 책들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마침내는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 많은 여성들의 삶. 그렇게 잊혀진 기억속의 책들을 그 예쁜 집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감동.

이곳은 좋아하는 이야기와 추억이 가득 담긴 공간, 중등 학창 시절을 70년대에 보낸 이 모두가 가슴 짜릿하게 공감하는 이야기가 들어있는 곳이다.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처럼, 맞이해 주는 주인의 향기는 그 누구든 한 순간에 가슴 넘치는 행복을 느끼게 한다.

친구가 즐겨 찾는 다락방에도 테이블은 역시 하나 뿐. 작은 창문으로 해질녁의 붉은 기운이 방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그 창문을 열고 나뭇가지 위로 솟은 지붕을 내려다 보며 친구처럼 바라보는 큰 나무에게 눈 높이 인사를 전하고...

오래된 깡통을 예쁜 천으로 감싸고 꽃은 향기 짙은 들꽃 몇 송이와 넉넉한 초 한자루... 여름 별미인 냉오미자차와 함께 준 제철 과일 한 접시,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친구의 이야기...

이것이 우리네의 한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지는 그 때가 아닐까.인사동의 전통 찻집에서도, 교외의 예쁜 라이브까페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감동을 만나게 해주는 아주 멋진 공간이다. 김포에서 오래 살고 싶은 이유 중에 또 하나의 이유가 되기에 충분한 시공간에서 좋은 친구들과 인생을 나누면 어떨까? <객원기자 김예숙>
<연락처:031)987-6201>
<제115호 4면/2001.8.13일자>

편집국  mirae@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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