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유인봉 칼럼
순수를 이겨본 힘은 없다

비가 온 새벽인지라 사람들의 발길이 빗물에 다 씻겨진 산길은 새 길이다.

늘 인적 끊이지 않는 발걸음에 상했을 땅들이 비가 올 때마다 세수를 한다.  새로 난 새길을 풋풋하게 걷는 것이 그렇게 새롭고 좋을 수가 없다. 우리가 몸을 닦아내듯 산천도 어지러워지면 몸을 닦는다. 눈으로, 바람으로, 그리고 빗물과 천둥으로 제몸 구석구석을 적당하게 씻어낼 줄 안다.

그리고 청정한 기운으로 우뚝 다시 선다. 자신을 몸을 다 내어주고도 늘 그렇게 순수하게 싱그러운 산천은 거기에 있다. 산천은, 물길은 물길대로 바람길은 바람길대로 그렇게 길을 만들어 낸다.

그 길들은 억지로 직선일 필요도 없고 적당하게 꼬불거리기도 하고 자연스럽다. 사람도 그렇게 모두 직선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억지가 아닌 것들은 자연스럽고 순수하다. 너무 약삭빠르지도 않고 다른 생명을 해치려고도 하지 않는다. 순수만큼 생명력이 대단한 것이 있을까?

억지가 없는  순수를 이겨본 힘은 없다. 잠시 순서가 바뀐 것 같아도 다시 산천은 제 길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본다. 앞과 뒤가 같거나 다음에 올 순서를 위해 선선히 길을 내주는  순수함을 가지고 애쓰면서 살 일이다.

가볍게 날아갈 듯이 하루 하루를 살고, 잘 살았다고 한 날을 감사하며 보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 잔꾀를 부리거나 잠시 후면 사라질 에너지를 위해서 힘을 소진할 필요는 없다. 지나고 보면 너무 애를 쓰고 힘을 썼지만,  꼭 그렇게 해야만 한 일이었을까하고 돌아보게된다. 억지로 붙잡는다고 마음에 안달을 한다고 꼭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다.

더 좋은 인연과 기회를 만나기 위한 가장 좋은 토양은 순수한 ‘처음마음’을 간직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태어날 때 가져오는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살 수만 있다면 그것이 힘이요 밝음이리라.

순수는 밝음이요, 순리를 가져다 주는 지름길이다. 순수를 이겨본 힘은 없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머리를 너무 쓰거나 없는 능력을 겨루면서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되는 일은 늘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하늘이 돕고 땅이 돕고 사람이 도와서 자연스럽게 도모한 일이 열매조차 자연스럽게 이루어 진다. 안 되는 일은 용을 써도 잘 안 된다. 행여 남의 떡을 대신 먹었다 해도 소화가 안 되어 탈이 난다.

   
 
 
 
욕심의 끝은 늘 죽음처럼 검다.

높은 산을 오른 듯이 보이는 사람이 반드시 큰 산을 본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우리가 그렇게 부러워하지만 알고 보면 부러워하지 못할 사람도 많다.

아무런 두려움이나 사사로운 마음 없이 순수하게 한 걸음 한걸음 걸을 일이다. 내가 걷는 발걸음이 다른 사람에게 헛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걸을 일이다. 다른 이에게, 행여 내 발걸음을 따라올 수도 있는 길일 수 있으니 더욱 겸손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길이 아닌 듯 한 것은 빗줄기가 내려 발걸음을 지워버릴지도 모른다. 하여 다른 이가 따라오지 않아도 좋도록 할 일이다.

유인봉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인봉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