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구청장 후보 선거홍보가 김포시민들의 자존심을 긁어대고 있다.

서울 마포에 직장을 두고 있는 김포시민 이모씨(남·42)는 26일 오전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며 "선거를 위해 옆동네 주민들의 자존심을 뭉개버릴 수 있냐"고 분개해 했다.

이유인즉 현 마포구청장으로 이번 선거에 다시 출마한 권종수(한나라당) 후보가 자신의 선거홍보차량에 '난지도 쓰레기장을 김포로 옮겼다'며 자신의 업적인양 홍보를 하고 다녔던 것.

이씨의 제보에 따라 권 후보의 공식사이트를 확인해본 결과 실제로 '난지도 쓰레기장 김포 이전 주역'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고 있었다.

권 후보는 난지도의 변화된 모습과 과거 매립지를 번갈아 보여주며, 자신이 도시의 '흉물'을 '남의 땅' 김포로 이전시킨 장본인이라고 선전했다.

김포시민 이씨는 "흉물스런 시설이 우리지역으로 들어온 사실 자체도 억울한데,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남의 지역 이름을 들먹이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며 "얼마전까지 문제가 된 해사부두의 김포이전이나 지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하는 서울운하 문제 등 김포지역은 힘센 타 단체로부터 끊임없이 억울한 강요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불쾌한 심사를 토로했다.

이씨는 "김포는 과거 힘이 없어 검단지역을 인천서구에 넘겨줬던 아픔이 있다. 쓰레기매립지도 현재는 거의 인천땅이 됐지만 여전히 김포매립지로 불린다"며 "이번 선거가 끝나면 다시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시작될텐데 우리 김포시는 또 힘없이 끌려다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차기 민선에선 좀 줏대있고 자존심 세우는 힘 있는 행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국가사업을 들먹이고 지역의 입장을 밝히면 님비니 모니 압박하는 중앙의 논리에 구역질이 난다"고 덧붙였다.

수도권매립지는 지난 80년대 중반 서울 난지도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당초 동아매립지와 농지조성 차원의 간척사업이 진행되었던 김포지역으로의 이전계획이 수립됐다.

92년부터 쓰레기 매립이 시작됐고, 95년에는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검단면이 인천지역으로 편입됐다. 현재 쓰레기매립지 대부분이 인천시 관할이지만 아직까지도 '김포매립지'라는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 권종수 후보의 홍보싸이트에서 캡쳐한 사진. 붉은 색 안이 문제의 문구.

황인문 기자  im@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