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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 김포에 ‘경기민요 맥 잇기 13년’이 사람|경기민요합창단 윤소리

   
 
매년 8~90회 열정적인 공연
“사람마음이 가장 큰 재산”
민요뮤지컬 새 장르 개척

김포에는 쌀만큼이나 유명한 경기민요가 있다. 국악의 불모지인 김포였지만 윤소리 단장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김포시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에 우리의 소리가 전해지고 있다. 신명나게 우리가락을 최고의 악기인 ‘목소리’로 전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어릴 때부터 원래 소리를 좋아했어요.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소리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죠. 그래서 마음에 소리에 대한 열정만 담아둔 채 미뤄왔었죠. 근데 언제부턴가 소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나이가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그게 1998년 노인대학 경기민요반부터니까 벌써 13년이나 흘렀네요”

처음 소리를 시작하던 때를 회상하듯 말하며 잠시 생각에 잠긴 윤소리 단장. 그날 시작된 그녀의 소리내력이 지금은 김포의 자랑이 되었고, 어느덧 김포문화의 한 획을 그어가고 있다.

“저희 조상인 남원윤씨는 김포에 400여년 거주했어요. 후손으로서 불모지인 김포에 보급하고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에 늦게나마 체계적으로 소리를 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잊혀져가는 우리가락을, 우리 민족의 정서를 사람들 가슴속에 새기고 싶었죠. 그래서 지난 2002년 7월13일 (사)경기민요합창단을 창립했고 내년이면 10년이 됩니다. 이 모든 걸 지켜내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던 가장 큰 버팀목은 조상님의 얼이 이 김포에 있다는 것, 김포에 나의 뿌리가 있다는 것이 단 하나의 이유였죠”

누구나 조상이 이뤄낸 업적을 계승ㆍ발전시키고자 다분히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선봉에서 우리의 소리를 기억하고 보급하며 듣는 청중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았을 터. 담담한 어조에서 윤소리 단장만의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단지 서양문물의 유입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우리의 소리를 책임과 사명감을 갖고 노력했던 윤 단장에게 지난 2003년 7월과 10월은 그녀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작게나마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활성화와 경기민요 보급의 선구자로서 ‘경기여성상’과 ‘김포문화예술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부끄럽네요. 좋아서 시작했고 좋아서 놓지 못한 채 해온 일에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상을 주셨는지. 그때나 지금이나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역활성화를 위해 홍보대사로서 지금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하라는 의미로 주셨구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매년 8~90회 이상의 공연을 했어요. 특히 지난 2009년 5월에는 25회나 공연했죠. 이렇게 하는 게 지역에 보탬이 되는 저만의 방법인 것 같았거든요”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윤소리 단장이었지만 이 모든 일들을 아무나 이뤄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국악의 저변확대를 위해 묵묵히 일한다는 것, 정말로 하고 싶은 열정이 있는 이들의 살아있는 공연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 참으로 어렵고도 힘겨운 여정을 웃으며 이야기했다.

“항상‘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제자리에서 열심히 한다면 뭔들 못하겠어요? 물론, 소리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 소리에 베인 얼과 문화를 찾는다는 것이 큰 보람이기에 경기민요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마음 놓고 배울 수 있도록 해야죠. 저 또한 게을리 하지 않고 계속 이은주 선생님께 조언을 구하며 배우고 있어요”

주변의 풍파와 소문 등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더 성공하고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는 윤소리 단장은 ‘좋은 사람을 많이 얻는 게 가장 큰 재산’이라고 말했다

“봉사정신과 저만의 인생철학에 부합돼 이번에 여성로타리에 가입하게 됐어요. 소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봉사하다보면 여생을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봉사는 도움을 받는 사람들보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게 더 큰 배움이 되고 보람이 되요. 어려운 생활 때문에 아직까지 우리의 소리를 접하지 못한 분들이 많아요. 그들을 위해 찾아가서 흥겨운 가락을 들려주고 희망을 전해주고 싶네요. 제 가장 큰 바람이죠”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악기인 ‘목소리’를 통해 경기민요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윤 단장에게서 많은 이들이 조상들의 얼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오늘도 공연을 위해 준비 중인 윤소리 단장과 경기민요합창단 단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서도소리와 전라도민요에 비해 맑고 깨끗한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인 경기민요는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 57호로 지정됐으며, 윤소리 단장의 경기민요합창단은 김포시의 대표적인 소리보존회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09년 9월에는 창극의 전통가치와 현대 랩(rap)과 비보잉(b-boying)을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민요뮤지컬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소희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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