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상위법에도 규정, 이중규제 소지 다분”
조윤숙 의원 “당연히 해야할 의무가 규제라니…”
장애인단체 “정치싸움 골몰, 약자 무시” 내주 성명발표

공원, 공공건물, 공동주택, 공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사전협의와 시공을 통해 장애인 등 약자의 이용편익을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 ‘김포시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사전점검에 관한 조례안’ 제정이 또다시 좌절됐다.

31일 제110회 김포시의회 임시회 조례심사등특별위원회(위원장 정왕룡)는 2차 본회의 개회하고 해당 제정조례안을 부결시켰다.

본회의에 앞서 의회건물 의장실 앞에서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해당 조례 통과가 어렵다는 소식을 접한 지역 장애인단체 임원 몇 명이 항의차 의장실을 찾았다.

‘장애인 시설 조례’ 제정은 작년 9월경 106회 임시회 당시에도 한 차례 시도됐던 사안이다. 당시 시의회는 조윤숙 의원이 발의한 이 조례를 놓고 “김포시 장애인 편의시설 기술지원센터가 내년 개소될 계획으로 기술지원센터와 본 조례로 운영되는 사전점검반의 기능 중복 또는 상충이라는 문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보류 결정을 내렸다.

조 의원과 여타 시의원들은 당시 결정을 놓고 회기 내내 설전을 벌였고, 시의회는 결국 “김포시의회의 명예와 위상을 실추시키고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했다”며 조 의원에 대한 윤리위 회부와 징계결정을 내리는 등 큰 갈등을 겪은 바 있다.

110회 임시회에 재상정된 조례안의 부결이유로 시의회는 “조례 제정의 당위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미 상위법에서도 공공시설에 대한 장애인 등에 대한 편의시설 설치는 의무화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자칫 이중규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고 타 시군의 조례제정 추이를 살펴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시회 폐회 후 조윤숙 의원은 “법 규정에 의해 당연히 해야 할 의무가 지켜지지 않아 약자들의 보호가 뒤쳐지는 상황에서 이를 보다 강화하자는 취지임에도 이중규제니, 건설업자가 느끼는 압박감이니 운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애써왔던 조례가 마지막 회기에서까지 이뤄지지 않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단체들도 이번 조례 부결이 “사회 약자들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에 나섰다.

김포시지체장애인협회 장성만 회장은 “시장이나 시의원이나 똑같다. 정치인들 싸움속에 장애인의 보호는 안중에 없었다”며 시의회 소속 의원간 갈등을 이번 조례 부결의 근본원인으로 봤다.

장 회장은 “조례 제정을 위해 개별적으로 시의원들에게 여러차례 당부를 했건만 또다시 무산됐다”며 “배신감을 느낀다. 다음주 초 성명을 통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분개했다.

황인문 기자  im@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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