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안을 두고 이야기를 나눌 때 나는 늘 상대방들이 매우 다양한 방법론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나보다 많은 경륜과 사고의 경험, 그리고 계단으로 치면 몇 계단 위에 있음을 본다.
김포시가 어떻게 변모해야 되고,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된다든지 많은 지혜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때마다 ‘정말 김포를 위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과 헤어질 때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그들은 늘 전면에 나서지 않는 특징 때문이다.
너무나 앞길을 훤히 알기 때문에 그런지 모른다.
또 앞에 나서는 미련한(?) 사람들이 정을 맞는 사회이다 보니 그런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세상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은 듯 훤히 바라볼 수 있는 사람도 좋지만 열 가지의 지혜가 있으면서도 한가지도 함께 제대로 실현하지 않는 것보다는 그것의 반만 안다고 해도 실천적인 장을 갖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금 더 젊은 날엔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는가를 주목했었다.
말이란 곧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그렇게 행동 하는 것이라고 동일시 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사람들의 말은 그 사람들의 삶을 모두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받으면서부터는 관심이 이동했다.
‘그렇게 말 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행동하고 그렇게 사는가’라는 쪽에 더 시선이 가게 되었다.

그렇게 말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산다는 것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힘이 든다고 해도 그렇게 살아가는 법을 익힐 때 그것은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기 이전에 자신의 힘이 축적되는 것이다.

자신의 삶이 그렇게 간단하게 살아온 것이 아니라는 발견은 미래에 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반 이상을 좌우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기가 막힌 말과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일 지라도 삶의 현장이 그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하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의 일생이 간단한 것도 아니겠지만 선택한 자신의 삶에 일관성을 갖는다는 것은 목숨과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조석으로 변하는 인심과 사람살이를 접하면서 세상을 씁쓸하게 경험하기도 하지만 다른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몇 백번 되물어도 ‘옳다’는 자기 확신과 정당성을 얻는 삶이야말로 성공적인 삶이 될 것이다.

물질이 세상의 잣대를 흐리게 하고도 남는 세상에서 혼자 거꾸로 된 오식처럼 끈기를 가지고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들지 않고는 실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석으로 변화하는 우리 시대를 ‘그저 그런 것’이라고 인정해 버릴 것이다.

그 자리에 가기로 했으면 가는 것이고, 그 일을 하기로 했으면 해내고야 마는 근성이 정말로 필요한 세상이다.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뒷소리만 요란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던 손길이 주춤하고야 마는 것은 아픔이다.

방법론을 아흔 아홉가지 세고 앉아 있다해도 그 밥상을 다 차리도록 침묵하고만 있다가 반찬투정하는 모습은 자기열등의식과 소외의 또 다른 모습 아닐까?
하나를 알면 하나를 이루고 둘을 알면 둘을 살아내는 모습이야말로 정말 필요한 삶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입만 가지고 비판하는 사람들보다 묵묵하게 자신에게 길을 묻고 자신의 길에서 실천가가 되는 이들이 더 많아지길 소원한다.
이론가도 좋지만 우리네 인생은 실천가를 더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유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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