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따라 줄줄이 아파트 “엉터리 도시계획 숨 막혀”
“보수와 진보 균형 이뤄야…시민의 뜻 읽는 정치인 꿈”

“나는 보수입니다. 그러나 진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정치는 진보와 보수의 경쟁 속에서 발전하는 것이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독주한다면 국민이 불행해집니다” 김기풍 한나라경기도당 연합회장의 말이다.

“견제하되 서로를 인정하는 것, 이것이 나의 정치철학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정명’을 말한다. ‘도리를 좇아 이름을 부끄럽게 하지 말자’ 쉽게 이야기하면 이름값하며 살겠다는 것인데, 이름값이 올라갈수록 그 이름에 걸맞게 행동하며 작은 것에 탐하지 않고 대의를 생각하며 살겠다는 말이다.

김기풍 회장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출마 한 번 해보지 않은 그에게 ‘정치인 김기풍’이라고 하기에는 왠지 위화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엄연히 정치인이다. 그것도 한나라당 직제로 보면 상당한 고위급인사에 속한다.

그럼에도 그는 김포에서의 지명도는 의외로 낮다. 오히려 경기도의 51개 당원협의회를 대표하는 인사로서 고향인 김포 이외의 지역에서 그는 높이 평가된다.

“지역에서 대접이 별로인 것 같은데 섭섭하지 않냐”는 기자의 농 섞인 질문에 김 회장은 약간의 속내를 비춘다.

“제가 중앙위원회경기도당연합회장입니다. 한나라당중앙위원회의장은 당 서열 5위의 고위인사인데 경기도당연합회장하면 대충 어느 정도인지 알겠지요! 다른 시군 행사를 가면 시장ㆍ군수이상으로 의전에 신경을 써줍니다만 우리 동네는 별로 신경 안 써주데요”라며 껄껄 웃는다.

화제를 바꿔 요새 김포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몇 가지 질문해 보았다. 김포의 도시개발에 대한 의견과 경전철, 그리고 경인운하에 대해 정명을 이야기하는 정치인 김기풍과 한나라당원으로써의 김기풍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포의 도시개발과 관련해서 그는 한마디로 “이따위 도시개발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사지역으로서의 개발제한이 걸림돌이었다 해도 단적으로 48번 도로를 보라고 한다.

어느 나라가 주 도로 옆으로 아파트를 줄줄이 짓느냐는 것이다. 교통이 편리하고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지역에 상가가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만 들어선다고 한다. 그래서 김포사람들이 김포에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일산, 검단, 서울등지로 다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말 그대로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투기꾼과 건설업자들만 배불리는 도시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그도 경전철과 경인운하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실제로 자신의 생각과 당의 방침이 부딪치는 접점이 외부에서는 갈등으로 비춰질까 두렵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그는 에둘러 표현하기를 자신은 “링컨을 존경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링컨의 ‘국민을 위한 정치는 모든 정치인들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이 아니냐는 것이다. 경전철과 경인운하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봐야한다고 그는 말한다. 시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를. 정치인으로써 당원으로써의 고민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정치의 본질이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이라면 누구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김기풍 회장을 아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김 회장에 대해 이런 평을 내린다. “만나면 재미있는 코미디언의 유머스러움과 정체되어 있는 김포정치권을 한번쯤은 뒤흔들 수 있는 열정적인 사람” 이라고 말이다.

솔직히 386세대라고 자부하는 기자로서 한나라당뿐 아니라 기존의 정당에 대해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 안의 사람들은 개개인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김 회장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이번 인터뷰의 개인적 수확이라면 수확이었다.

한편으로는 정명을 실천하는 합리적정치인이 김포에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하는 생각도 가져보게 된다.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이 정치인의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변석개하는 현실에서 변하지 않고 자신의 이념을 관철해 나가기란 쉽지만은 않다. 김기풍 회장의 정명이 관심을 받을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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