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학교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이 동영상으로 전국적으로 매스컴을 타며 화제거리가 되는 것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40여년의 교직생활과 삼형제를 기르며 얻은 지혜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첫째, 자녀들은 멀리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야 바람직한 자기주도적 생활능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옛날 어머니들은 조용하면서도 내면적으로 사랑이 넘치는 엄격함으로 교육하였으며 자녀양육과 가정살림에 대해 아버지에 비해 헌신적이고 희생적이었다.

옛 아버지시대를 반성해서 그런지 오늘날의 아버지는 옛날 아버지에 비해 탈권위적인데 비해 어머니는 옛날 어머니들처럼 무조건적인 희생 헌신은 많지 않은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자녀를 학교에 보낼 때는 교과서를 배우기 위해서도 보내지만 친구와의 생활, 선생님과의 생활, 학교와의 생활을 터득하고 경험하는 데 큰 의의가 있을 것이다.

매년 크고 작은 폭력 사건이 전국 방송을 타는 것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서로에게 일어나지 말았어야 될 일임에는 틀림없다. 창 너머로 교실안의 체벌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보다는 담임선생님과의 직접 대화나 교장 교감 선생님이나 부장선생님과의 간접 상담 등 얼마든지 좋은 방법이 많았을 것이고, 선생님들도 이제 체벌은 교단에서 종식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살아 계셨으면 100살이 넘었을 우리어머니의 자식교육을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의 다른 어머니도 대부분 그렇게 했겠지만, 한번은 어렵사리 선생님을 뵈러 왔는데 당신자식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선생님께 매맞는 것을 창 너머로 보고 얼른교실 밖으로 나가 한참을 기다렸다가 선생님을 뵙고 왔다는 것이다. 선생님의 화난 모습을 바로보기가 민망해서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렸다고 하셨다.

1960년대 초에 내가 겪었던 일로 늘 뵙고 싶고 존경하는 분이 6학년 담임 선샘님으로 부임해서 며칠이 안 되어 종례시간에 물을 대어서 목욕을 하고 오라고 하셨다. 그러자 아이들이 “물이 없어요”, “땔나무가 없어요”하고 소리치자 덩달아서 따라한 것이 뒷좌석에 앉은 내가 지목되어 불려 나갔다. 선생님께서 시계를 교탁에 풀어 놓더니 입 벌리기가 거북할 정도로 뺨을 때렸다. 저녁식사 때 “뺨이 왜 그러느냐”고 어머니께서 물으셔서 “친구와 놀다가 그렇게 되었다”고 얼버무리자 뻔히 알고 계시지만 더 이상 말씀이 없으셨다.

평소에 자식을 역성 들어주면 버릇없이 자기만 알고 제 할 일도, 효도도 못하는 나약한 사람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셨다. 가끔 어머니께서 가, 갸, 거, 겨를 쓰시는 것을 보았는데 한글을 완전히 해득치 못한 한글 미해득자였으나 ‘자식들을 멀리서 바라보며 사려 깊은 교육을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의 학부모는 대부분이 고졸, 대졸인데도 옛 어머니들의 합리적이고 사려 깊었던 자녀 교육방법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둘째, 자녀들이 부족감을 느끼고 고생을 체험하며 자라도록 해야 한다. 무엇이나 자녀들이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고 풍성하게 보다는 현재의 가정생활수준보다 한 단계 낮추어서 옛 어머니들이 그러했듯이 조금은 엄살을 피면서 어렸을 때부터 근검절약생활과 어려움을 체험하며 스스로 이겨나가는 체험을 하도록 해야 한다.

아동들이 초등학교 6년 동안 다양한 친구와 그리고 교육철학과 교수방법이 각기 다른 여러 선생님을 만나 부딪치며 적응하며 자기주도적 생활능력을 터득해 가는 것이 최고의 결실인데, 일부 학부모님들은 아동들이 조금만 힘들어 하면 전 담임과 비교하거나 교육을 아동에게 맟추기를 원한다.

심지어 어떤 학교에서는  운동장에서 한 달에 몇 번씩 하는 애국조회마저도 ‘더워서 안된다’, ‘추워서 안된다’하고 야단들이라 아예 조회를 하지 않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추울 때, 더울 때 줄을 서며 인내도 기르고 여러 사람과 함께 듣는 자세를 습관화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내가 가정에서 경험한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격은 그대로 소개하면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내가 산간 오지학교로 전근 다니는 바람에 10평 이내의 작은 사택에서 어느 때는 미처 수리 못해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허술한 사택에서 별을 보며 새우잠을 자면서 성장했고, IMF때 장남은 복학을 미루고 노동판에서 학비를 마련했다. 차남은 휴학 후 4년6개월 복무하는 하사관에 지원 복무하였고, 삼남은 아르바이트로 고생스러웠지만 자기 앞을 개척해나가는 자기주도적 생활정신을 일찍 터득했다.

사회적으로 꿈을 이루고 열심히들 활동하는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의 다양한 경험과 어머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안에서 공부할 필요성을 절감하는 자세를 갖게 된 덕이라고 본다.

셋째, 자녀들은 잘 차려진 음식을 먹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사랑과 정성, 관심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옛 어머니상 하면 자식에 대한 끝없는 희생과 사랑이다. 한 알의 밀알처럼 나를 위해 헌신하는 부모님의 사랑 앞에서 삐뚤어지게 자랄 자식이 많지 않다. 10여년 전 일로 지금은 60이 넘었을 촌부 한 분의 말이 생각난다.

고3을 둔 어머니로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고 정성껏 밥을 해서 먹이고 뒷바라지에 신경 쓸 때는 학교성적이 오르고, 그렇지 못할 때는 성적이 떨어졌다’고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세상을 살면서 먼저 할 일과 나중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은 자녀교육이 맨 먼저 우선순위가 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자녀교육은 때를 놓치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대부분이 귀가 후에 맨 먼저 가족을 찾는다고 하였다. 하루 종일 학교공부와 학원에 시달린 아동들이 귀가 후 부모님이 계시지 않을 때 그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게임이나 TV시청, PC방의 유혹에 빠질 것이다.

‘자녀교육은 왕도가 없다’는 말처럼 옛 어머니들의 스승존중과 사려 깊었던 자녀교육정신을 되새기며 힘들고 안타까운 일이 자녀들에게 닥칠 때마다 멀리서 바라보며 자녀들이 굳건하게 홀로서기를, 사랑이 넘치는 엄격함으로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손대대로 축복받는 나라와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도 자녀 뒷바라지와 가정을 위해 헌신과 희생으로 몸소 본을 보이셨던 옛 어머니상을 작은 한 부분이라도 본받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람이 살아가는 근본은 100년 전이나 100년 후나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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