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유인봉 칼럼
세월이 갈수록 ‘두 손 모음’이 된다유인봉 칼럼

장군 같은 딸이 얻어터졌다.

정말 딸의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 믿을 수가 없었고 의외였다. 딸 아이가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해 3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본의 아니게 저녁 내내 고속도로를 달려 딸에게로 향했다.

부모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딸아이 대신 몰래 친구가 전화를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준비물 하나 챙겨주지 않아도 척척 잘하고 다녔던 아이인데 뭔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다소 심각하다고 생각했고, 늦은 밤 잠이 든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원고를 마감하는 중이다.

세상을 살면서 원하지 않아도 일어나는 일들이 있다. 정말 내 감정이 아닌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태도에 태풍처럼 휩싸일 때도 있다.

그러고 보면 정말 나도 잘 살아야 하지만 옆에 있는 이웃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는 걸 절감한다. 

잘하고 있으리라 믿으면서 딸아이를 보아왔건만 딸아이를 비롯한 그 세대들의 생각에는 귀 기울이지 못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고 살고 다르게도 산다.

그리고 때로는 위해적이다. 생명을 살리는 생각보다 죽이는 생각, 분노 속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사람이 무섭다는 것, 세월이 무섭다는 것도 우리는 이미 뉴스 화면으로 보고 들어 알고 있지만 작은 위해가 우리 옆에 있을 때, 정말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지금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이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면 오죽 좋으랴!

자식을 가진 사람들의 가슴이 바람 잘 날 없다는 말,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 나이가 되었나보다. 애써서 웃으며 멍든 얼룩 얼굴에 눈만 맑은 딸아이를 보니 웃지도 못하고 멍한 마음이 든다. 이것으로 아이의 평생 액땜이 다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나는 두 녀석을 낳았지만 우리 어머니는 여섯이었으니 얼마나 더 많은 바람을 겪으셨을까!
세월이 갈수록 정말로 도무지 잘난 체 할 수가 없다.

저절로 ‘두 손 모음’이 된다. 나에게 있어 어머니의 손은 늘 마디가 굵은 손이셨고 일에 치어 갈라진 손이지만 따뜻했다. 그리고 자식이 잘되라고 정성을 다하던 손이었다.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항상 어떤 계기를 통해서 우리는 성찰의 길로 다시 안내가 되는 것인가!

   
 
 
 
그리고 절대로 단정적으로 말 할 수도 없다. 아무것도 한 면만을 보거나 고집할 수는 없다.
죽는 일이 아니라면 다 괜찮다고 생각하고 대담하게 마음으로 살지만 작은 태풍에도 간혹 다리 힘이 주욱 빠져 내리는 참담함.

큰 일에는 긴장을 하고 버티지만 예상치 못한 작은 일들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도.

딸의 작은 원룸에 앉아 이 작은 공간을 넘고 넘어 자라나고 있을 딸아이의 세계와, 상처를 극복하고 더 넓은 바다로 나아가기를 두 손을 모아 비는 어미다.

유인봉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인봉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2
전체보기
  • 카르페디엠 2009-04-30 16:45:53

    사정을 떠나 놀라고 어이 없었겠네요. 그러나 아이는 몇 살인지, 어디서 왜 친구에게 심각하게 맞았는지 까닭을 밝히지 않은 엄마의 넋두리.........엄마가 두 손만 모으면 까닭도 없이 친구에게 얻어 터진 폭행이 해결 될까요???   삭제

    • 부모 2009-04-28 05:35:17

      부모님의 마음을 알게 됩니다.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