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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생각은 끊어야 행복이 다가온다유인봉 칼럼

나는 어려서부터 생각이 많은 편이었다. 공부를 할 때나 무슨 일을 할 때나 생각은 하염없이 철도를 타고 끝없는 여행을 가고 있었다.

아마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었으리라. 대개 이러한 생각들은 지금에서 보면 소위 건강하지 못한, 대부분의 비판적이고 어두운 생각들이었다고 기억한다.

암을 경험하면서 집안에만 고요하게 있으며 투병을 한다고 할 때도 가장 괴로운 것은 생각이 멈추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아픔의 고통은 어디까지 오는 걸까? 만약 내가 없을 때 우리아이들의 생활은? 남편은 어떤 아내와 사는 것이 좋을까?’  

몸이 가만히 있다고 생각도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어서 생각은 구만리에 가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다른 사람들이 우리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망정이지, 알게 된다면 한참을 웃거나 부끄럽고 유치한 생각들이 우리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어두운 생각들은 고통을 불러들이는 원인이 된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수록 행복이 다가오기는커녕 걱정과 두려움이 더욱 날카로운 신경의 소유자가 될 뿐이다.

대부분은 한치 앞서서 걱정하고 불안한 마음을 많이 가지게 하는 교육 속에서 우리는 살아왔다.

“너, 이러다가 이 다음에 어떻게 하려고 그래?” 다음은 다음에 걱정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은 근심과 걱정, 불안, 갈등, 두려움, 좌절 같은 것들이다.

요즘 잘 아는 이와 통화를 하고 잠시 불안해졌다. 경제가 너무나 암담하다며, 예를 들면서 걱정을 하는 그이의 목소리가 전화선을 통해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있으면서 나는 나의 귀를 잠시 씻어내는 듯한 행동을 하면서 그 어두운 생각들을 밀어내기로 했다. 그렇게 걱정하면 그것은 나의 현실에서 나타나게 마련이라는 거다.

밝은 생각, 환한 생각을 하면 그렇게 현실로 나타나지만 어두운 생각을 하면 어두운 일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살아가는 데 최소한의 생각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참 지혜다. 생각도 너무 많이 하면 지치고 피곤하다. 육체를 움직여서 피곤한 것 이상의 피곤이 몰려온다.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책도 즐거운 책, 그리고 지나치게 부정적인 느낌의 책은 멀리한다. 드라마만 해도 그렇다. 소리치고 상처주고 감정에 상처를 주는 것들이 내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닌 것이기에 보지 않는다. 드라마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건강하지 않은 것들은 우리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

요즘 남편이 건강문제로 일주일에 두어 번 병원을 가고 있다. 봄꽃들이 그야말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그 길에 들어서면 병원에 왔다는 생각을 잊는다.

병원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 커피숍의 그 향기가 온 몸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우리는 한 잔 혹은 두 잔의 커피를 사고 무표정하게 기다리는 사람들을 떠나 연두색 생명과 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홀짝이며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리는 시간의 지루함을 잊는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봄꽃을 구경하러 일주일에 두어 번 씩이나 나와 본 적이 있었나? 호사하고 있네. 그치?”

덕분에 올해의 봄나들이는 남편과 창덕궁도 돌아보고 교보문고도 가고, 대학로의 생기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즐겁게 바라볼 수 있었다.  

알고 보면 날마다가 천국이다. 어두운 것은 없다. 어두운 생각밖에 없다. 밝은 생각으로 바라보면 모든 것은 색다른 여행이나 탐험일 뿐이다. 결코 세상은 어둡지 않다.

아침이 있고 저녁이 있고, 아주 균형스런 행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심신이 경쾌해지면 밝은 것들이 다가오게 되어있고 우리는 사무치는 감동으로 느끼기만 하면 된다.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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