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뇌물 공화국'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 수출을 많이 하는 21개국을 대상으로 `뇌물공여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이 러시아 중국 대만에 이어 네번째로 국제거래에서 뇌물을 제공할 가능성이 큰 국가로 꼽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뇌물방지협약을 비준한 국가만 따지면 첫번째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조사 방식이 얼마나 객관적이냐는 등의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어찌됐든 부끄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어쩌다가 한국이 외국사람들에게 이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인가.

국내 상황으로 눈길을 돌리면 국제사회가 그렇게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온갖 부정부패 추문으로 지금 나라가 뒤흔들리다시피하고 있다.

자고 나면 새로운 추문들이 꼬리를 물어 `부패·뇌물 공화국'이라는 말이 아주 실감난다. 대통령의 두 아들이 거액의 구린 돈을 챙겨 처벌받을 처지에 내몰린 것을 비롯해 거물 정치인, 고위 공직자 등이 잇달아 쇠고랑을 차고 있다. 우리 사회 특권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부패불감증을 엿보게 하는 사례들이라고 하면 비약일까. 물론 일반인들도 부정부패의 유혹에서 벗어나 있다고 하긴 어렵다.

부정부패를 줄이지 못한 상태에서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

비리의 규모가 예전에 비해 작아지고 적발 시점이 빨라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사회를 좀먹는 독버섯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런 만큼 부정부패를 막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비리 사범, 특히 상류층의 비리에 대해서는 엄벌해야 한다.

지금처럼 잠시 곤욕을 치르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잘못된 것임을 법집행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한국이 `뇌물 공화국'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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