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이 2009년 희망의 4자성어로 '和而不同'을 선정하였다고 1월1일 발표하였다. 이 말은 논어에서 공자가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하다’고 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군자들의 사귐은 서로 진심으로 어울려 조화롭지만 그렇다고 의리(義理)를 굽혀서까지 모든 견해에 ‘같게 되기’를 구하지는 않는 데 반해 소인배들의 사귐은 이해(利害)가 같다면 의리를 굽혀서까지 ‘같게 되기’를 구하지만 서로 진심으로 어울려 조화롭지는 못하다는 점을 일컫는 것”이라는 뜻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룬다는 말은 사회의 통합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쯤은 누구도 알 것이고 공감할 것이다. 문제는 어디까지가 조화고 어디까지가 다름으로 봐주어야 할지에 대한 공감대가 다르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소인은 스스로 설 수 있는 주체성을 상실하고 집단 뒤에 숨고 집단의식 속으로 도피하는 자신의 습성을 집단 질서라는 덕목으로 미화하며 조화를 꾀하는 주체적인 개인을 공격한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나 화학적으로 응집된 집단의 일사분란한 응집력은 힘이 되고, 능률성 면에서 일정부분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실 이마져도 못하는 조직이나 집단이 부지기수이니 말이다. 하지만 카오스이론이나 복잡계이론으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의 복잡 다단한 문제들을 풀어내고, 창발적 역동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조직구성원 개개인의 정신적 작용면에서 和而不同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여겨진다.
和而不同에서 和는 同보다 바람직한 행태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和는 정신적인 면에서 同보다 창조적이다. 일정하게 구획된 범위 안에서 정신적으로 교감하고, 끼리끼리 자족하는 근친상간적인 행태는 초기 단계에서는 잡종강세의 형태로 우성인자들이 표출되어 대단한 에너지가 있는듯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열등한 후손들로 이어져 멸종에 이르는 유전법칙을 닮아있다.
한편, 和는 목적의식이 있는 구속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르거나 관료집단과 언론집단, 시민단체 들이 서로 의견이 달라도 모두 사회를 위해서 일하는 공익을 위한 선의를 서로가 인정해야 한다. 그런 대전제 앞에서도 애써 모른 채 자신들의 아집이나 편리함, 개인 또는 집단적 이해관계를 끝까지 고집하면서 알량한 논리를 모리배처럼 여기저기에 붙여대면서 개인감정과 공익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가면서 뒤엉켜 있는 모습이 同이다.
모든 일에서 항상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일들을 다시 살피고 살펴서 그것들의 본래 쓰임에 맞도록 되돌려 놓은 것들이 和를 위한 목적의식들을 되살려놓는 것일 것이다. 많은 관행들이 同을 위한 편리함 때문에 변질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퇴락되어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도 조직이나 집단의 초년생들에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가르쳐주는 교훈처럼 악습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집단 내에 널려있는 그런 도식적인 장치들이 개인의 주체적 사고보다는 집단을 이끌어가는 형세에 의존하는 습성만을 양산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아이템을 찾아서 기업이나 조직을 발전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언제나 더 중요한 것은 집단내의 제요소들이 주체적으로 작동하고 큰 틀에 대해 공통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어떤 개인의 아이디어에 의존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조화 속에서 나타나는 창발적 역동성의 힘에 의한 발전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발전일 것이다. 그러기위해 많은 CEO들이 조직 안에서 다른 사고들이 자유롭게 교감할 공간을 확보해주려 노력하고 또 한편으로 외부로부터 다름을 수용하려는 포용력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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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발전위 교육체육분과 위원장
·전 경기도학원연합회장
·‘2008 김포교육 평생학습
& 주민자치 어울림 축제’ 집행위원장
최철호 opulent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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