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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 좋은 것, 귀한 것목회자 칼럼|송재원(사랑의동산교회)

세상 모든 것은  많은 것과 좋은 것, 그리고 귀한 것이 분명하게 나누어집니다.

이 땅에 사는 동안 누구라도 좋은 것과 귀한 것에 마음이 갑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것은 좀 천대를 받습니다. 많으면서도 좋은 것도 얼마든지 있는데 우리는 좋은 것과 귀한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참 많습니다. 불행하게도 좋고 귀한 것은 언제나 모자랍니다. 귀한 것일수록 양과 수는 적은 것들입니다.

진주가 귀한 이유는 그것이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명문대학이 유세를 떨치는 이유는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귀한 이유도 어불성설 같지만 한 사람뿐이기 때문입니다. 이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경호합니다. 생활을 책임지고 그의 모든 행동을 지켜줍니다. 많지 않아서 귀한 경우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우리가 늘 사용하고 있는 돈이라고 하는 것도 몇십년 전에는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참 귀했습니다. 귀한 돈이기에 적은 돈이지만 돈이 있을 때는 힘이 따랐고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참 소중히 여겼습니다. 그 힘을 알기에 누구든지 많이 갖기를 원했습니다.

지금은 돈이 참 많아졌습니다. 이제는 돈이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합니다. 웬만큼 돈을 가지지 않으면 가지고 싶은 것 그렇게 맘대로 가질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큰 권세를 부리지도 못합니다. 많아서 좋기는 한데 귀함을 받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골동품이 가치가 있는 것도, 문화재를 귀하게 여기는 것도 다 희소가치, 양이 많지 않기에 그렇습니다.

세월은 어떨까요? ‘세월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결코 세월은 귀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세월이 그다지 좋은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세월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세월을 아낍니다. 잠시도 헛되이 보내지 않습니다.

사실은 정말 귀한 것인데 많기 때문에 귀함을 받지 못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햇빛이 그렇습니다. 사실 이 땅의 모든 생명이 그 빛으로 살면서도 정작 빛에 대해 귀하게 여기는 일에는 참 인색합니다.

공기가 그렇습니다. 이제는 조금 달라지기는 했지만 물도 그랬습니다. 요즈음 우리가 사람을 너무 천시 여깁니다. 이 또한 많아서 생기는 일일까요?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 가면 좀 대접받기 어렵습니다.

이제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자주 쓰는 너무 많은 새해가 되어버리지나 않았을까요? 아무리 새해가 자주 온다고 해도 분명 오늘의 해는 어제의 해와 다르며 금년의 해는 작년의 해가 아닙니다. 결코 많은 해가 아닙니다. 많지 않기에 귀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삼백예순 다섯 날, 팔천칠백육십시간, 오십이만 오천 육백분, 참 많은 듯합니다. 그러나 연말에 우리는 늘 이렇게 빨리 떠날 줄 몰랐다하며 보내기를 얼마나 아쉬워합니까?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과학기술부가 6일 발간한 ‘2008교육정책 분야별 통계 자료집’에 따르면 2008년 4월1일 기준으로 국내 전체 초등학교 한 학급의 평균학생수가 20명대라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사람이 모자란다고 아우성하며 사람을 늘려보려고 합니다. 이제 사람이 귀해질 모양입니다.

이렇게 세상에 많아서 좋은 것 중에도 들어있고, 많지 않아서 귀한 것들이 있는 것 중에 도 있는 ‘나’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나는 단 하나입니다. 없어서 귀한 사람 중에도 나는 단 하나입니다. 설령 쌍둥이나 세쌍둥이, 네쌍둥이도 있지만 나는 하나입니다.

새해에는 하나 밖에 없는 나를 귀하에 여겨야 하지 않을까요? 나 하나 만들기 위해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셨다는 선인의 시구를 올리지 않더라도 나는 얼마나 값있게 지어졌습니까? 조물주는 인류사를 이끄시는 동안 하나밖에 없는  지구위에 나를 지으시고 역사의 앞에도 뒤에도 나와 같은 이 없는 오직 나 하나로 창조하셨습니다.

이런 나를 내가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진주보다, 천하보다 귀한 나를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됩니다. 골동품 관리하듯 온도, 습도 조절해주어야 합니다. 어둡고 습기찬 곳은 피해야 합니다. 빛의 세기도 조절해주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관람객을 줄이고서라도 지켜내듯이 나를 지켜야 합니다. 내어 놓아도 함부로 내어 놓아서는 안되지요. 그렇다고 외롭게 만들어서도 안됩니다. 스스로 천한 곳에 두지 말아야 합니다. 오염이 있는 곳은 피하고 주변을 오염시키지도 말아야 합니다. 적당히 운동시키고 적당히 빛을 쬐게 하고 적당히 바람 불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지켜도 더러는 상처를 입습니다. 녹이 습니다. 그러면 좀 호들갑도 떨어야 합니다. 치료할 곳을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깨끗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도 더러는 변질되어 갑니다. 무엇보다도 생명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모진 비바람을 견디게 하고 세월의 풍상도 이기게 해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나는 나로서 정말 큰 가치덩어리입니다. 세상의 어떤 일보다귀하게 여겨주고, 물질보다 귀하게 대해주어야 할 세상에 단 하나뿐인 희소가치와 문화재적 가치와 상품성에서도 결코 약하지 않은 조물주의 탁월한 창조품으로서 아주 귀한 존재입니다.

이런 나를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내가 귀하게 여겨질 때 내 이웃사람도 귀하게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편집국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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