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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잊어버려야 할 나이유인봉 칼럼

“저는요, 제게 더 많이 마음 아프게 하는 이에게 더 많이 대접합니다”

참 어른스러운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난 생각했다. 세상에 그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 중 하나인지 살아본 사람은 다 안다고.

일단 새해가 되면 참 잘 살고 싶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정말 착하게 살고 싶다는 것이 모든 사람의 소망 중에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365일 중에 그렇게 만족할 만한 날들이 많지 않다는 것도 우리는 너무나 잘 안다.

새해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누구는 벌써 큰 손실을 보고 힘들어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잘 못자고, 잠 못 이루는 밤의 고통을 어린 시절에 어찌 알았을까!

아침이면 그렇게 단잠에서 깨어나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나는 웃음이 나온다. 저렇게 단잠을 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생각하며. 사실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그렇게도 어렵다.

그래서 나는 늘 어린아이와 어른 중간쯤에 서 있는 것이 내가 아닐까한다.

어릴 때 보았던 엄마의 나이가 되었건만 때로는 내가 보아도 유치한 모습의 나를 들여다보면서, 우리 엄마도 그렇게 나처럼 이런 마음으로 살았을 터인데 왜 그때는 어른이라고만 생각하였을까 하고 말이다.

마음을 크게 다쳐도 아이처럼 울지도 못하고, 크게 기쁘다고 팔짝팔짝 뛰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한 인생을 살다보면 벌써 하얀 머리카락이 비죽비죽 삐져나오는 나이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될 수 있으면 나이를 거꾸로 세어나가며 젊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정말로 나이가 필요 없는 나이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나이, 그것에 평생 스트레스 받고 살지 않아야 한다. 나이가 주는 위압감이나 중압감보다는 서로 바라보는 관점이나 추구하는 일들이 같으면 금방 십년지기처럼 친근감을 느끼고 즐거워지는 힘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니 네가 나보다 몇 살이 아랜데, 혹은 위인데 하는 생각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자꾸 어른이라고 생각하면 마음도 몸도 경직되고, 완벽해야 할 것 같고 대접받아야 할 것 같고, 실수하지 않아야 할 것도 같고 강해져야 할 것도 같은 강박관념에 빠지고 만다.

그러니 자꾸만 어른이라고 자위할 필요도 없다. 나이가 필요 없는 나이로 살면 좋겠다.

그렇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것이지 아직 완벽한 어른이 아닌지도 모른다. 새해에는 점점 더 어린아이와 같이 부드럽기를 소망한다.

기쁘면 기쁘다고, 눈물이 난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자신의 힘만큼 자신을 마음껏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큰 소리는 치지 않지만 마음속의 평화가 절로 얼굴에 나타나기를 바란다.

   
 
 
 
어린아이는 표정을 잘 숨기지 못한다. 하지만 어른은 겉으로 숨기고 속으로 아파한다. 그래서 아픔도 오래간다. 2009년에는 하루 안에 벌어진 일은 하루의 고통으로 족한 좋은 날들이 많기를 바란다.

좋다고 해야 좋은 것이 되고 자꾸 말해야 한다. 그렇게 우리가 생각한대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좋다고 말하면 더 좋은 일들이 우리에게 틀림없는 실체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귀찮은 고지서가 날아와도 낼 수 있음을 기뻐하자. ‘아까워하지 말자. 더 많이 벌고 고지서 잘 내야지’ 하는 마음은 나이 먹은 어른보다는 아직 젊은 시절에 가능한 생각이다.

생각이 젊어지면 몸도 젊어진다. 몸이 젊어지면 행동도 젊어진다. 나는 절대로 마흔 아홉보다는 스물네살만큼 싱싱하게 살고 싶다.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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