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의 단풍이 곱게 물들어 평온함이 느껴지던 어느 날, 점심식사를 마치고 한참이 지난 후에 급식소를 둘러보니 직원들이 더러워진 식탁을 닦고 바닥을 청소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수고 많으십니다. 힘드시죠?”
“아~ 네~ 괜찮아요.”

웃음 지으며 인사를 주고받았지만 음성은 지쳐있었다. 매우 안쓰러웠다. 이렇게 힘든 일을 하고 나면 온 몸이 쑤셔 쉬는 날이면 앓아눕는다고 한다.

나는 그날부터 ‘학생들에게 매일 신선하고 정성스런 식사를 준비해 주려면 급식소 직원들의 활력이 중요한데… 저분들의 피로감을 줄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포시노인복지회관 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침내 실버봉사단이 우리학교에서 자원봉사하시는 큰 행운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 자원봉사가 시작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오셔서 학생들이 흘린 반찬 찌꺼기를 닦아내고 학생들이 무심코 버린 휴지조각들을 말없이 줍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작은 변화를 보게 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의 식생활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식탁에 음식물을 흘리던 학생들이 조심하는 식습관을 갖게 되었고 점심시간이면 한데 몰려 난장판 같던 급식소는 안정감을 찾게 되었다. 급식소 직원들도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청소의 힘을 덜게 되니 그만큼 육체적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겨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어르신들이여!
당신들은 정말 위대한 스승입니다. 학생도, 급식소 직원들도,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당신들의 위대한 삶에 많은 감동을 받고 삶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몸과 마음으로 가르침을 주신 손과 발이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어르신들의 건강과 큰 행복을 기원합니다.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편집국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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