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다툼과 권위, 서툰 대회진행이 꿈나무들의 가슴에 상처를 패이게 했다.

김포시축구협회 주관으로 지난 18일 토요일 사우동에 위치한 공설운동장에서 제12회 협회장기 추계 유소년 축구대회가 열렸다.

그동안 실력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 가을의 뜨거운 볕 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해 뛰고 있었다. 문제가 된 경기는 고촌과 마송이 맞닥뜨린 1부 풀리그 첫 경기.

전반전은 마송초가 2:0으로 앞선 가운데 마쳤고 후반전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고촌초가 한 골을 만회하여 경기 스코어가 2:1로 좁혀졌다. 경기 종반부에 대회의 오점이 발생했다.

더 이상의 골 득점 차이 없이 경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싶었는데 마송초 문전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양팀 선수들이 뒤엉켜 쓰러지면서 곧이어 파울을 알리는 휘슬소리가 울렸다.

이어 마송초등학교 감독이 심판에게 “이미 경기시간이 지났다”며 항의했고 심판이 이같은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자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장 밖으로 퇴장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선수들을 응원하던 학부형들은 ‘뭔 일인가' 싶어 어안이 벙벙했고 일부 학부형과 응원을 온 아이들은 경기를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미 경기장을 이탈한 어린 선수들은 기권으로 간주돼 돌이킬 수 없었다. 학부형이나 친구들보다 더 가슴 아팠을 선수들은 어른들의 권위 앞에 어떤 호소도 할 수 없었다. 

대회 결과 2:1로 뒤지고 있던 고촌초등학교가 기권승으로 결승에 올라갔다. 3개 학교가 치룬 대회의 최종 성적은 양곡초 우승, 고촌초 준우승으로 두 팀만이 시상대에 올랐다. 임자가 없어진 3위 트로피와 페어플레이상은 협회에 남게 됐다.

어른들의 비매너와 어설픈 경기진행에 대한 뒷말이 무성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지도자나 적절치 못한 대응과 권위로만 일관한 심판진도 문제였지만 사태 수습은 뒷전, 방관으로 일관한 대회 운영진이 가장 큰 문제였다.

대회 중단에 대한 질문에 대회 관계자는 “경기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시간이 다 되어서 경기가 종료됐다”고 했다. 어처구니가 없어 경기가 종료된 것이냐고 재차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결같이 “그렇다. 경기가 종료되었다. 마송초등학교가 2:1로 이겼다. 이제 30분 쉬었다가 다음 경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회가 파행적으로 이뤄졌지만 운영진은 사태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선수들은 나름대로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들은 박지성, 이영표 같은 훌륭한 축구선수로의 꿈을 꾸며 학교 수업이 마치면 축구부에서 훈련을 받는다. 훈련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간단하게 간식으로 요기를 하고 인근에 잔디구장이 있는 중학교에서 밤늦도록 연습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또한 졸업을 앞둔 6학년 선수들에게는 초등학생 선수로써 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공식 시합이었다.

본 대회가 김포시를 대표하는 초등학교 축구부 선수들의 대회이고 선수들의 인격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에 있는 초등학생들이다.

어설픈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공정하고 깨끗한 대회를 위해 보다 세심한 준비와 적절한 운영의 묘가 아쉬웠다.

김명자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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