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어느 분의 사무실에 갔다. 잠시 결재를 하는 동안 기다리기에 무료할까 내게 신문 한부를 권하기에 잠시 신문을 뒤척이면서 내가 지나가는 말로 “뉴스를 보면 미래가 보입니까?”물으니, 그가 말하기를 “희망만 봅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가르키는 한쪽 구석에는 그가 희망이란 이름으로 골라 놓은 신문지가 그럭저럭 많이 쌓여있었다. 그의 희망 있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고 열정어린 그의 미래관에 공감과 경청을 더해 공유했다.

아무리 어려운 시절에도 희망을 보는 사람과 절망으로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나뉘어지고 불안한 9시 뉴스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긴 참으로 건조하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걱정거리의 대명사인 뉴스를 보류하고 대충 점검만 하고 넘어가고 있다.

솔직히, 예민한 마음이 죽이고 죽이려는 에너지들 속에서 떨리고 견디기가 참 힘들어서 녹색산천으로 도망가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대부분의 이 나라 국민들의 마음이 이 마음이 아닐런지.

그렇다. 어쩌면 하루 앞의 희망을 발견하기가 이성적으로는 힘들어 보인다. 한 치 앞만 보고 미래를 예측하고 진도를 나가기에 너무 힘이 빠지는 일들이 많다.

저마다 전문가 같기는 같은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거시적이고 통찰적인 안목은 부족해 보인다. 누가 우리를 구원할 듯이 그를 향해 그리움 담은 소망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만 곧 그가 우리의 구세주가 아닌 것이 금방 드러나고야 만다.

다 잘 살고 있는 듯이 보이는 한반도의 사람들은 진정으로 행복해 하지 못하고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시달리고 편이 나뉘어지고 분열한다.

아는 것만큼 발언하고 소리치는 것 같은데 모두 전체를 아우르고 제시하는 길은 요원하다.
내 삶을 구원해 줄 사람도 길도 없는 듯이 보인다. 그래서 모두가 불안하다.

미래를 보고 전체를 보는 시각이야말로 애써서 다시 찾아야하는 길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 나의 고통과 어려움은 과거와도 연계되어있고 나와 너와도 연계되어 있다.

나와 너는 다른 존재 같지만 정말은 하나다. 우리 자신이 너무나 비주체적이고 단편에 머무르는 존재로 살아왔고 살아오고 있으며 미래를 예측하는데 불능하다 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왜 그리 슬퍼지는지.

전체적인 통찰에 이르러서 맛볼 수 있는 평화는 우리에게 없는 것 같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80세 노선생님도 그 많은 세월의 통찰을 통한 답이 쉬이 안 나오신다.

지금 누가 철없이 행복타령을 하겠는가!

정말 피부에 와 닿는 경제적 공포, 생명의 공포가 인터넷이라는 하나의 띠로 확산되고 배가가 된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마지막기로에 선 것 같아 보일 때가 희망이 보이는 때가 아닐까?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다시 생각할 것은 다시 가닥을 잡을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한다.

물론, 나는 죽었다 다시 살면서 하루하루 욕심 없는 평화를 누리고자 했다. 하지만 산 자는 산자가 해야 할 몫이 있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살아있는 한 전체와 부분을 함께 읽어내야 하고 곧 바꾸어야 할 것도 힘써야 할 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말이다.

진심으로 이 나라 이 산천, 이 백성들의 안타까움 때문에 밤을 지새운다는 사람들이 많다. 각자의 자리와 소명을 느끼는 만큼. 그렇지만 마음은 뜨거운데 나가야 할 방향은 서로 소통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뉴스를 보면 미래가 보이고 빛으로 가득찬 하늘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모두 구석구석의 이 나라를 어루만지면서 희망의 미래를 환하게 바라볼 일이다.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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