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락시설의 산물, 신곡수중보 열어야 한강이 산다

한강은 민족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경제성장의 상징으로 한강의 기적이라 할 만큼 그 의미는 크다. 그러나 한강은 경제성장과 함께 수난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서울특별시 계획에 의해 개설된 김포시 고촌면 신곡리 신곡수중보는 1987년 길이 883m, 높이2.4m로 그 타당성은 취수장의 취수심 확보, 주운수심 확보, 염수 역류에 의한 생태계의 변화 방지, 하천주변의 지하수위 저하 방지, 하천구조물의 노출로 인한 미관저해 방지가 주요 이유였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살펴보면 타당성이 없는 일이였고 위락 시설로 유람선을 띠우기 위한 사업의 구실이 되었을 뿐 그 여파로 서울의 한강은 담수호가 되었다. 한강의 가치는 물론 생태적으로 기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신곡수중보는 한강하구의 사구와 갯벌의 하상을 높이고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해 20년간 면적2.7㎢, 길이7.6㎞, 폭 0.6㎞의 거대한 갈대군락인 고양시 장항습지를 형성했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한강하구의 전체 습지 면적 60.669㎢  중 갈대군락이 70%를 차지하는 것도 그냥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서울시는 오는 2009년까지 한강변을 자연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한강변의 옛 모습을 한강공원으로 복원한다는 취지로 내년 하반기 공사에 들어가고 75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한강하구에 위치한 지역 주민과 생태환경을 외면하는 일방적인 방식으로 다시 한 번 한강을 유린하는 방식이 되지 않을지 우려를 감출 수 없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과연 진정한 자연생태복원을 위한 계획이라면 신곡수중보를 제거해 막힌 물길을 열어주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강둑 콘크리트를 걷어낸다고 한강이 건강한 강으로 되돌아가고 자연생태가 복원되지 않는다.

신곡수중보와 물막이 공사를 통해 2007년 완공한 일산대교의 영향으로 한강하구엔 길이4㎞ 폭1.3㎞의 높이150cm의 퇴적층이 쌓였다.
 
하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그나마 6m~7m 수심을 유지하던 김포시 누산리, 전류리, 감암포는 지금 현재 평균 4.5m~5m로 낮아졌고 제일 낮은 곳은 1m 안팎의 수심을 유지하고 있다.

수심을 이용하는 어종의 어로 차단과 서식지 파괴가 장기간 이뤄졌고 퇴적층 사구가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유속을 방해해 썰물시 강을 걸어서 건너갈 정도다. 장마철 기간 동안 서해의 만조와 임진강의 역류는 이미 홍수의 범람을 예고하고 있다.  

한강은 잉태의 강, 인류 생명의 공동의 자산으로 가치와 인재를 초래하지 않는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연과 인간이 화해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신곡수중보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파괴된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윤순영  crane5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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