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아름다운 여성을 알고 있다. 그는 보는 이마다 다시 돌아볼 만큼 그렇게 화사한 웃음을 갖고 있다. 마음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몸가짐도 반듯하다.

그런 그이가 최근에야 마음이 과거로부터 놓여나 조금씩 자유로워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이는 과거의 유년시절에 갇힌 삶을 살고 있었다. 엄격한 아버지와 형제들 사이에서 받은 상처는 오랫동안 그의 가슴을 괴롭혀 왔다. 성인으로 살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까지도 그렇게 힘들게 했다.

우리는 누구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누구는 ‘과거’에 붙잡혀 살고 누구는 오직 영원한 ‘현재’에 산다.

가끔 형제들과 만나 이야기를 할 때 형제들이 기억하는 아픔을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또는 어렴풋하게 기억을 하지만 그렇게 아픔을 동반하지 않는 희미한 기억들이다.

아주 가까운 날들의 일이긴 하지만 아주 먼 기억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준 기억들은 우리를 오랫동안 괴롭히기도 한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지 않는 한 늘 변할 수 없는 현재와 같이 우리의 내면속에서 떠올랐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할 뿐 그 존재를 자꾸만 나타낸다.

우리의 삶은 한정된 시공간 속에서 살고 있다. 나서 죽을 때까지 몇 십 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있으며 이야기를 만들다 가는 존재다. 그 이야기들 속에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이 무수하게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때 왜 그렇게 못했을까?’를 고민하게도 하고 후회하는 일들도, 숨기고 싶고 숨길 수 없었던 치명적인 상처, 눈물겨운 일들도 있다.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않는 한, 자유로운 현재는 보장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것이라면 몰라도 어떤 과거의 부정적인 것들에 우리가 휘둘리는 것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과거에 연유한 어떤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우리는 끊어낼 수 있고 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 소중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는 과감하게 과거가 우리를 끌고 다니지 못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인생은 선택이다. 매순간 선택이다. 나를 나답게 하지 않는 과거는 편집하라!

우리가 허용하지 않는 한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 우리의 환경과 모자람이 영원히 우리를 구속하게 해서는 안된다. 내 마음 가운데 과거를 허용하는 수준만큼만 과거는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

내가 허용하지 않는 한, 마음먹기에 따라서 과거는 나에게 존재하지도 않고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과거 현재 미래 할 것 없이 시간은 ‘영원한 지금’일 뿐이다.

사는 것도 지금이다.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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