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 청소년 시기, 가출을 하거나 가출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모님과의 잦은 충돌과 내가 꿈꾸어온 인생과 너무나도 다른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충동에서 가출 충동이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가출을 계획한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가출 도움을 청하고 가출 계획 상담까지 하고 있다.

최근에 내 절친한 친구 한 녀석이 말도 없이 학교 점심시간에 사라졌다. 친구 어머니는 녀석이 들어오지 않자 다짜고짜 내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왜 녀석이 집을 나갔는지 털어 놓았다.

이유는 고등학교 중간고사 성적이 좋지 않아 말다툼을 했다는 것이다. 다른 학년도 아닌 고3이 정신을 어디다가 팔았냐고 친구 어머니가 쏘아 붙인 모양이다. 녀석은 20만원을 갖고 나갔다.

어머니의 목소리는 타들어갔고 내게 “게임아이디를 추적해서 찾을 수 있지 않냐?”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찾다가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나도 녀석을 알고 있는 주위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혹시라도 만나면 반드시 붙잡고 있으라고 신신 당부했다. 경찰에 잡혀 부모 품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친구들이 설득해서 자기 발로 집에 들어가는 것이 낫겠다 싶은 생각이었다. 그렇게 이틀이 더 지난 후에 녀석은 자기 발로 집으로 돌아왔다.

“어디 있었냐?”고 물어봤더니 청소년 센터와 찜질방을 오갔다고 한다. 경찰이 못 찾은 이유를 알만하다. 가출 청소년 대부분이 PC방과 찜질방이다. 청소년 센터라니… 아무튼 그렇게 가출사건은 끝이 났다.

나 역시 가출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 수도 없이 충동은 밀려 왔고 충동이 일어날 때마다 30분 정도 거리에 나가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충동을 참지 못해 인도로 가출한 것은 아닐까? 무려 2년 동안이나!?’ 라고 생각하기도 한다.나에게 그 2년 동안의 가출은 너무나도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물론 돈으로 살수 없는 큰 경험이었다. 하지만 레몬 주스에 오랜지를 넣었다고 해서 오랜지 주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도 힘들고 견디기 힘든 내가 상상하고 꿈꾸어오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현실. 그냥 견디거나 피해 도망치기보다는 ‘소망’은 실망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며 해야 하는 것.
우리는 위험을 무릅쓸 줄 알아야 한다. 인생에서 위험을 무릅쓸 줄 모르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기 때문이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사람은,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으며, 아무 것도 보지 못하며, 아무 것도 소유하지 못하며, 가치 없는 삶이다.

그런 사람은 배울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으며, 변하지도 못하고, 성장하지도 못한다. 사랑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살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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