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살면 참으로 여러 감정의 물결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만난다. 희로애락 오욕칠정의 감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실타래보다 더 많은 감정들에 둘러싸여 사는 모습을 스스로 들여다보면서 흔들릴지라도 결코 가라앉아버리지는 말아야 할 작은 쪽배 같은 자신을 본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많은 이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바는 그렇다. 처음부터 안 된다는 장벽을 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기운이 통하지 않는 만남을 하고나면 그렇게 힘이 든다.

그런 사람과 만나고 돌아서는 길은 옛 어른들이 “소태를 먹은 듯이 쓰다”하시던 말대로 쓴 맛이다. 그럴 땐 돌아서 오면서 운전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도 좋다.

누구에게도 스스로 마음의 감정을 함부로 쏟아놓거나 쓸데없는 노출을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쓰다듬어 줄 수 있는 시공간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면서 혼자 소리도 지르고, 미운 마음도 홀로의 소리로 말하고, 때로는 쏟아지는 눈물을 죽죽 흘려도 뉘라 말할 사람이 없으니까.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말한다. “이제는 ‘힘들다’는 말 하지마라. 다 좋아서 하는 거다” 때로 우리는 위대한 신념이나 철학이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님을 안다. 고난 속에서 생겨나는 돌 위에 피는 그런 꽃 같은 것이 아니던가!

인생 자체가 결코 우당탕 되는 물건이 아니다. 가끔 신문을 만드느라고 고생고생, 그리고 보내느라 고생고생, 또 다시 하얀 지면을 채우느라 이사람 저사람 이곳저곳을 다닌 흔적이 다시 모여 한 주의 신문으로 탄생한다.

신문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신문을 만드느라 글 쓰는 것이나 사람만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돈 만드는 일이다.

매주 신문을 찍으려면 송금 후 인쇄가 되어 새로운 신문이 나온다. 미래신문은 그 노릇을 삼백 사십 일곱 번을 했다. 그 무서운 법칙이 더 힘들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누가 이 길을 가라고 억지로 코뚜레 뚫어서 데려다 놓은 적도, 말한 적도 없다. 어느 물줄기를 타고 오면서 이 길을 가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면서 일출의 힘보다 더 큰 힘이 일몰의 힘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또 자신에게 말을 건다. “이제는 ‘힘들다’고 하지마라. 살아서 하는 일이니 다 신선과 다름없다” 사실이다. 병실에서 나가기만 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달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마음이 엊그제 같다.

그리고 그들이 들여다본다면 셋방살이에 작은 사무실인 우리 공간이 천국이요 우리 모두가 신선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들의 허기진 마음과 감정들이 다스려지는 것은 결코 ‘배부름’의 세계를 바라보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옛날 생각, 어려운 생각을 하면서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를 돌아볼 때 가능하니 말이다.
또 발버둥 쳐서 되는 일은 없다. 그것이 신의 법칙은 아닐까?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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