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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세상, 살아 있음에 감사하다

돌아보니 그건 긴 시간이 아니었다.
이 따뜻함, 이 아늑한 행복, 아! 살아 돌아 온 거다.
이 소중함을 그 몇 날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삶을 정리해보던 그 착잡한 기억들을 더듬어 본다.

중환자실에서 깨어나면서 본 그 얼굴들은 왜 그리 근심스러운 얼굴들이었을까? 도저히 감출수가 없는 근심이었겠지.  남편, 딸, 아들들 또 얼굴들…

왜 자꾸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까. 췌장이라는 장기 때문이리라.

고통에 힘들었든 날도, 체온이 떨어지질 않아 불안했든 날도, 각종 링거 줄이 괴롭혔던 날도, 잠시라도 잘못된 혈압측정기의 낮은 혈압도, 모든 게 불안했다. 나한테 알리지 않고 나는 죽어가고 있구나 하면서 아이들을 마주 대하고 유언같은 유언을 할 생각을 하니 서러움이 복받치고 목이 메었다.

그래도 하루일이 끝나면 길에서 세 시간 거리를 하루도 마다않고 와서 손을 꼬옥 잡아주던 남편에게 고맙다. 우리 아이들 눈에 눈물 고이고 가슴 떨게 했던 그 시간들은 소중한 내 가족의 진한 사랑을 실감나게 했다.

아팠지만 많은 이들의 염려와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 돌아온 내 사는 곳은 개가 싸놓은 똥까지도 포근했다. 병원에서 쉽지 않은 고통과 과정이 있었지만 돌아보니 감사한 일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 내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 머리를 짜고 위험을 무릅쓴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여러분의 노고가 있어 건강을 찾을 수 있지 않았겠나. 정성을 다해 발마사지 해준 그 간호사… 그때 난 눈물이 흘러 내렸다. 천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와중에도 병실을 찾아준 분들에게 난 그저 좌불안석하며 고마움을 느껴야 했다. 깊이 정이 든 것도 아닌데 서로를 인정해 주었다는 인식이 들게 한 몇 몇 방문객도 잊지 못한다. 친구 모임의 그 힘 있는 방문도 기억에 깊다. ‘나’라는 사람이 이렇게 소중한 사람인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 이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 한 나는 참 행복해 보인다. 모두에게 고맙다.
 

전정숙 시민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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