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농업기술센터(소장 정문영)가 오는 10월20(토)~21(일) 이틀간 ‘김포농축산물 주말 직거래장터’를 시작으로 연중 주말장터를 개설한다. FTA파고를 넘기 위한 지역농가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을 지 관심이 주목된다.

지역내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만을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기존 5일장 등과 같은 장터와 차별화 된다. 장소는 김포시 통진읍 수참리 48번 김포낙우회 사무실 옆이다.

농기센터 정문영 소장은 “요즘은 시골장터에서 파는 것도 안심할 수 없다”며 “철저한 지역농산물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 오전 10시~오후6시까지 개장하며 참여할 농가는 980-5058(관광농업계)로 문의하면 된다.

국민농업이 대안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FTA시대가 열리면서 농민들의 삶은 아무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 정부에서도 노골적으로 농업의 희생을 전제로 FTA를 추진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농업포기에 따른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농업을 ‘일반적 상품’이 아닌 국민들의 생존과 관련된 ‘전략적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개방의 속도와 폭은 국민들의 논의수준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고 있다. 농업에 대한 찬찬한 분석이나 대안제시 등이 힘을 얻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항상 뒷북만 쳐대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방향에 대한 토론도 없고, 합의도 없다. 일방적 집행만이 있을 뿐이다.

이제 농업은 국민들이 지켜내지 않으면 안 된다. 농민들은 이미 농업을 지켜낼 능력이 없다. 아무리 절박한 농업정책이라 하더라도 국민들이 동의해 주지 않으면 입안할 수도 없게 되었다. 점점 농촌출신 국회의원들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

힘 없으면 안전한 먹거리도 그림의 떡
농약, 유전자조작 등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또한 정부만 믿고 있을 수만도 없게 되었다. 미국과의 계속된 협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보란 듯이 광우병 위험부위를 우리나라로 수출 하고 있고 정부는 ‘국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소비자들의 의견마저도 묵살 하면서 까지 미국에게 굴복하고 있다. 수출주도형경제체제의 비극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도 발등의 불일 뿐 궁극적인 대안은 될 수가 없다. 드넓은 평온에서 방목으로 자란 소고기, 포도 등과 좁은 국토에서 집약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우리의 농산물과는 근원적으로 경쟁이 될 수가 없다.

대안은 신토불이(身土不二) 지역먹거리
국어사전에서는 ‘신토불이’를 ‘몸과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 자기가 사는 땅에서 산출한 농산물이라야 체질에 잘 맞음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학자들이 ‘자신이 직접 기른 제철농산물이 몸에 제일 좋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10년새 영국에는 수백 곳에 ‘농민장터’가 생겼다. 이렇게 소비자가 생산자를 직접 찾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먹을거리가 불안한 탓이다.

캐나다 밴쿠버 농민시장협회 타라 맥도널드 사무총장은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시작된 후 외국의 먹을거리가 캐나다로 쏟아져 들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부 소비자가 좀 더 안전한 지역의 먹을거리를 찾았고 그 결과 농민장터가 시작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탁을 들여다보면, 중국산 양파, 당근, 마늘, 생강 등은 대부분 중국에서 910㎞를 이동해온 것이다. 호주산 쇠고기, 양배추는 8330㎞, 미국산 오렌지는 9600㎞. 칠레산 포도는 2만㎞를 이동해온 것이다.

이렇게 일상적으로 먹는 먹을거리의 대부분이 원거리를 이동해온 것이다 보니, 도대체 입속으로 들어가는 먹을거리가 어떻게 생산, 유통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잊을 만하면 중국산 먹을거리에서 발암 물질이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바로 소비자와 생산자의 거리가 너무 먼 탓이다.

영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는 지역의 범위를 '반경 50㎞ 이내'로 정한다. 그러나 미국 같은 국가에서는 '하루 동안 운전해서 갈 수 있는 거리(250㎞)'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주말장터' 로칼푸드 첫 실험
최근에는 먹을거리 품목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즉 채소, 과일처럼 쉽게 변질되는 먹을거리는 '반경 50㎞ 이내'를 기준으로 하되, 쌀, 보리처럼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또 불가피한 먹을거리는 '반경 300㎞ 이내'를 기준으로 하자는 것. 이렇게 되면 한국의 경우에는 쌀은 국산을 먹는 것만으로도 지역 먹을거리를 먹는 셈이 된다.

먹을거리에 대한 ‘사회적 거리’도 강조 되고 있다. 인근에서 생산된 먹거리라 할지라도 가락동시장을 경유 했다면 지역먹거리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생산과정이나 안전성에 대해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농기센터의 ‘주말장터’는 지역먹을거리에 대한 ‘김포의 첫 실험’이라는 데에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다. 시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김규태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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