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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지킴이' 김포의 상쇠정현채의 문화읽기(64)

작은 산과 개울을 사이에 두고 있는 마을마다 고유의 농악가락이 있으며 최소 3대에 걸친 상쇠들이 존재하고 있는 마을이 한 두 곳이 아니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란 적이 있다. 풍성한 생활문화 때문이다.

같은 성격으로 경기도 무형문화재 통진두레놀이 계보 조사 결과도 現 윤덕현 기능 보유자가 4대 상쇠임을 알게 되었다. 윤덕현 기능보유자를 중심으로 역으로 알아본 결과다. 현재 생존하신 사람들의 활동한 내용과 기억으로 알게 된 것이지만 이전의 기록이 있었다면 20대가 될지 80대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통진두레놀이 1대 상쇠는 故이기옥(1905-1979)씨다. 이기옥씨는 1919년부터 1950년 전까지 옹정리에서 활동하였으며 부쇠는 윤덕현 기능보유자 형님 되시는 故윤덕창(1918-1977)씨가 맡았다. 1950년 이후에 윤덕창씨가 상쇠를 맡았을 때는 故김흥선씨가 부쇠를 맡았으며, 황해도 해월면 출신의 이병렬(1928-1977)씨가 1960년도에 통진읍 옹정리로 이사를 오면서 3대 상쇠를 맡게 된다. 당시 부쇠는 故김흥선, 북에는 홍기하, 상법구는 윤덕현씨 등이 맡아 활동을 하였다.

3대 故이병렬씨가 김포시와 통진읍 옹정리 토민(土民)이 아니면서 상쇠를 맡게 되어 이병렬씨 이후 가락의 차이점이 있었는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였다. 그것은 김포와 전혀 무관한 가락이라면 계보를 이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근 마을의 가락과 차이가 있는 것도 있고 같은 것도 있으며 다른 마을의 가락들도 조금씩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예를 들어 김포지역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경상도나 전라도 가락들이면 계보에 문제가 된다). 故이병렬씨 사후에는 기량이 뛰어난 윤덕현(1934)씨가 4대 상쇠를 맡아 각종대회에 나가게 되면서 김포의 상쇠로 확고한 자리 메김을 하게 된다.

윤덕현씨가 상쇠로 활동하면서 통진두레놀이는 1997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경기도 대표로 나가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받는다. 상쇠를 맡았던 윤덕현씨는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가 되기에 이른다.

김포는 통진두레놀이 뿐만 아니라 가현리와 용강리, 조강리, 귀전리, 동을산리, 고막리 등 각 마을에도 최소 100여년에 가까운 농악 가락들이 상쇠를 중심으로 이어오고 있다. 통진읍 가현리는 이진두(1929)씨가 3대 상쇠를 맡고 있으며, 월곶면 용강리는 김재윤(1913)씨에 이어 이재응(1929)씨가 상쇠를 맡고 있다.

조강리는 故백만봉(1904년생)씨와 故서기동(1909년생)씨에 이어 현재는 김성복(1931)씨가 상쇠로, 통진읍 귀전1리는 故이상대(1904-1994)씨와 故이용희(1926-2006)씨에 이어 이용화(1934)씨가 상쇠를 맡고 있다. 동을산리는 이병준(91세)씨에 이어 조재하(1937)씨가 마을의 상쇠로 농악을 리더하고 있다. 이분들이 김포의 상쇠들이다.

이와 같이 각 마을에는 농경시대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농악이 상쇠를 중심으로 그 시대의 소리를 비롯한 삶의 문화가 내포되어 내려오고 있다.

그러나 마을의 대표적 공동체 문화인 농악(農樂)은 1960년대 말에 농약(農藥)이 나오면서 들판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었고, 지금은 배우는 사람들이 없어 명맥이 끊기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몇 대에 걸쳐 마을의 생활문화 지킴이 역할을 해왔던 상쇠 분들이 갖고 있는 가락의 보존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농악뿐만 아니라 농악에 내포되어 있는 마을의 농경문화도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김포에서 몇 백 년을 농경문화와 함께 내려왔던 마을의 농악가락부터 보존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름 없는 무형문화라고 더 이상 이름 없이 사라지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마을의 문화는 김포 전체의 문화를 규정하고 미래의 문화를 창출을 하는 자산이며 실핏줄과 같은 것이다. 각 마을의 상쇠들이 어떤 역할을 하였으며 지금은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를 살피고 보존 방법을 세워야 한다.

유형문화(有形文化)는 세월이 지나도 복원이 가능하지만, 무형문화(無形文化)는 한번 사라지면 복원이 불가능하다. 일상에서 김포의 생활문화에 관심을 갖지 않고 보존하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그 가락과 소리는 세월이 지나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정현채  정현채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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