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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년, 그 함성과 기백으로 오늘을 되살리자기고/3.23 오라리 만세 함성을 생각하며

3.1만세운동. 이것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 것일까?

비폭력 무저항의 위대함을 현실적으로 드러낸 단면인가? 역사를 통해 강압적인 국가의 찬탈은 결국 성공할 수 없다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것일까?

물론 각론의 의미는 모두 녹아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무지몽매(無知蒙昧)한으로 대접받아온 소작농민들이 목숨을 담보로 태극기를 흔들며 목놓아 나라를 되돌려달라고 외치는 모습 속에는 그 무엇이 작용하고 있으며 과연 우리들은 이해할수 있을까? 우리가 이번 기념식에서 다시한번 되집어봐야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어느새 3.1만세운동 88주년을 맞이했다. 그해 태어나신 분들이 이제 88세가 되셨다는 뜻이다.

흔히 전후세대니 하며 6ㆍ25를 겪어보지 못한 세대가 통일을 이야기할라치면 어른들께서는혀를 내두르곤 한다. 그러면 일제강점기에 이를 격어오신 분들이 지금의 세대가 그날의 함성을 이야기할라치면 과연 어떠한 반응을 보이실까?

아니 피를 흘리시다 무참히 산화하신 우리의 순국선열들이 지금의 우리의 생각과 행태를 바라보실 때, 과연 어떠한 말씀을 하시게될까?

상황을 되새겨보자. 때는 기미년 3월23일 오후 2시경 오라리 장터, 허름한 무명저고리의 복장과 차마 씻지 못하고 봄 해빛에 그을림과 땀으로 얼룩진 모습으로 새봄 들녘의 일을 준비하기 위한 분주한 모습들. 그러나 무엇인가 상기된 듯 굳어있는 표정들. 일부 상인들만이  장사욕심에 소리쳐보지만 들어주는 이 없어 무안한 듯 두리번거리고 있을 무렵 어디선가 목이 쉴대로 쉬고 지칠대로 지쳐있지만 그 발음만은 정확하게 ‘대한독립 만~세’라는 소리가 들리자 일제히 가슴에 품은 종이태극기를 꺼내 흔들며 ‘만세 만세 대한독립만세’…

함성이 온 장안에 가득 메아리치고 이윽고 거리를 휘돌아 나가고 있을 무렵 ‘탕 탕 탕’ 귀를 찢는듯한 총소리가 울리고 제복을 입은 일본군들이 들이닥칠 때 어디선가 다시 가늘고 명확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대한독립 만세’… 이윽고 다시 ‘만세 만세’…

그려지는가, 그대의 상황이, 그곳에 계셨던 그분들이 우리의 할아버지요 아버님이셨던 것이 믿어지는가?

다시때는 2007년 3월 현재, 그간 몇백년을 터줏댓감으로 고장을 지키며 살아오신 분들이 온갖 개발사업으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고향을 떠나야한다며 한숨섞인 담소를 나누시는 모습이 담배연기속에 겹쳐보이고, 저 멀리 괴물처럼 커다란 크래인이 조롱하듯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으며, 커다란 각종 중기들이 서서히 우리의 오라리 장터마져 갈아 엎으려는 듯 위세를 뽐내며 서서히 시동을 켜는 것이 마치 일본 침략자들의 오만한 모습과도 같아 보인다.

그러나 정작 맞서 나서서 이야기해야 할 그 누구도 보이지 않고 말이 없다. 그때 오라리장터의 장사군들 앞에선 우리의 아버지들 얼굴 표정처럼… 그저 단지 내가 그곳에서 태어나지않았고 그 곳엔 지금에 나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해준 사람들이 없어서라는 이유만으로.
하루 속히 포크래인이 일본군 군화가 되어 짓밟고 역사에서 하루 속히 오라리란 지명이 없어지기만을 속내에 고이 간직하며 그러며 좋은 날이 올 거라며 서로 눈을 찡긋 주고 받으며 우리를 위로하고 있다.

미래, 5년후 2012년 3월. 온통 콘크리트숲이다. 우물가 언저리엔 이맘때쯤이면 피어나는 냉이와 봄똥은 보이질 않는다. 그저 시커먼 아스팔트뿐, 그곳엔 얼굴도 보지 못했던 창백한 하얀 피부에 흔히 T.V에서 많이 본듯한 상표로 치장을 한 멋진 남녀 한쌍이 서로 부둥켜 않으며 걷고 있고 그 옆으로 이름도 알만한 대형 외제승용차 한 대가 소리없이 지나가며 그들의 모습을 감춰버렸다.

길옆 공원에는 그동안 거리에서, 운동장에서 ‘안녕하세요’하며 손을 잡아주던 낯익은 지역의 윗분들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숨찬 모습을 애써 감추고 우연히 만난듯 ‘안녕하세요’ 하니 ‘누구 누구시더라’며 고개를 꺄우뚱한다.

이윽고 그 노인은 머리를 숙이고 긁적이며 버스에 오르고 임대아파트단지 속으로 사라진다.

현실적일까 과장일까?

이제 곧 우리는 김포에 새로운 장의 역사를 맞이해야 한다. 88년전 이곳에서 일어났던 숭고한 일들마저 잊혀져갈지 모른다.

그러한 예견에서일까. 우리고장의 몇몇 선각자분들은 이미 수년전 이러한 역사의 조각들을 꺼내 맞추며 잊혀질지모를 우리의 혼을 연결시키고자 노력해오고 계시다.

군자금을 모으듯 주머니를 털고, 힘든 들녁일 마치고 갈퀴같은 손으로 등잔불 밑에 모여 태극기를 만드시는 모습처럼 낮과 삽을 들고 온갖 비웃음에도 아랑곳없이 그때의 정신을 살려 후세에 계승코자 노력해오고 계시다.

또한 그 동안의 역사를 모아 김포항일 운동지도를 이윽고 만들어 내 역사의 한페이지로 세상에 내놓고야 말았다. 또한 일제치하의 고통을 피부로 느끼게하기 위해 학생과 일반일을 상대로 서대문형무소, 제암리 학살현장, 독립기념관 등을 견학케 하고 있으며, 그날을 기리고자 3월 23일 추모기념식도 매년 거행해오고 있다. 독도 수호의 의지를 담아 2005년도엔 각종 퍼포먼스를 통해 우리의 마음들을 한데 묶는데 이바지하기도 했다.

그분들 역시나 기미년 현장에 계시던 분들과 다르게 평가해서는 안될 일인것 같다.
이러한 역사적인 일들을 우리는 그분들에게만 맡기고 그저 결과물만 달콤하게 맛보아야만 하는가?
이제 신도시다. 많은 개발사업에 이제 우리 김포의 역사를 모른채 밀려들어올 외부인이 이제 2012년 약 30만명을 넘어설 것이다. 과연 외부로부터 이주해오시는 분들께 김포를 유서깊고 뿌리가 깊은 고장이라  당당히 내세울 수 있을까?

그렇다. 문화가 없는 도시는 존재가 무의미하다.
그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몇가지 추진해야할 사업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삼일만세운동의 유ㆍ무형의 것을 한 곳에 모아 성역화하고 그 뜻을 지켜나가기 위해 3.1공원내 운동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크게는 역사의 진리를 전하는 것이고 작게는 개발사업으로 인해 오라리를 등지고 떠나 사시게 될 지역민들의 기억을 담는 것이다. 벌써 추진된지도 수년이 지났다. 그러나 정작 나서야할 분들은 말이 없다. 우리가 정치지도자를 뽑아 대의정치를 하는것은 생활에 쫓겨 챙기지 못하는 부분을 챙겨달라는 것이지 개인의 입신양명만을 위하고 명예욕에 사로잡히라는 뜻은 결코 아님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바쁘다’. ‘예산이 없다’. ‘관계기관과 협조가 안 이루어진다’ 핑계를 댄다. 그러면 선거 임박해서는 왜 가능하며 자기의 힘으로 당장 이루어질 것처럼 이야기를 했는지 묻고 싶다. 물론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에 아이가 아닌 이상 우리는 그 술수를 이해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책임있는 지방의 최고지도자. 의결권자분들 이라면 역사를 두려워 하고 역사속에 길이남을 최소한의 한 구절의 글귀 소견이라도 남겨야 하지 않을까?

이 땅이 우리것이 아니고 지금이 일제의 강점기였다면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쳐 나서야 할 사람들이 지금의 정치인들이 아닐까? 결국 대신해서 선열들께서는 목숨을 내주신거나 다름이 없는 것인데 말이다.

만세운동도 결국 어느 누군가의 의지에서 비롯됐고 이제 우리 김포도 이를 알리고 역사의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일어난 조직이니 만큼 기념사업도 제2의 만세운동적 사고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김포에 이주해오실 분들에게 김포의 위대함을 전하고 애향심을 갖도록 유도해야만 훗날 우리의 선열들을 만나게 될때 그분들이 우리의 어깨라도 두드려 주시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이제 어디를 가보면 3.1운동의 피를 흘리며 산화하신 그 때의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역사를 찾아볼수 있을까?

각종 대규모개발이 휩쓸고 간 자리에 무엇이 남아 우리의 혼을 달래줄 수 있을까?

필자는 전하고싶다. 나서자고. 기미년의 그 함성과 기백으로 오늘을 되살려보자고. 그곳에 우리의 선열들이 함께 하신다고.

편집국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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