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유인봉 칼럼
우리 동네 생활문화 이야기정현채의 문화읽기(62)

북한과 강 하나 사이를 두고 있는 김포문화중에서 농경문화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였다. 기록의 욕심은 겨울 내내 잠을 설치게 하였다. 동시대에 살지 않았으니 알지 못하고 경험도 없어 고민의 연속이었다. 또한 기록으로 남길만한 내용들이 과연 있을 것인지도 부담이 되었다.

그러나 부담은 기우에 불과했다. 다양한 생활문화는 마을에 들국화처럼 서 있었다. 그것은 서울과 개성을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로서 포구의 역할과 풍성한 농경문화 덕분이다. 옛날부터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 교류의 문화는 왕성한 법이고 그것을 그냥 흘러가지 않고 머물게 하여 문화의 싹을 틔우는 것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삶의 정취가 묻어나는 풋풋하고 향기 나는 소리와 이야기는 마을 곳곳에 있었다.

농경문화 중에서 “농악과 농요, 민요”를 중심으로 10개 마을을 조사한 결과가 이번에 발간한 “우리 동네 이야기” 김포 마을문화 통진읍, 월곶면 편이다. 참으로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각 마을에서 농요와 농악을 기억하고 직접 시연을 할 수 있는 할아버지들이 생존해 있다는 것과 아쉬운 것은 배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1950년 6, 25 이후 남과 북이 단절되어 김포와 강(江)건너 북한 마을과 문화를 비교를 할 수 없게 된 점이다.

우리 동네 이야기는 30년 40년 전에는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특별한 전수과정이나 교육과정이 없었던 생활문화는 오히려 당사자가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하던지 돌아가시면 마을에서 함께 사라지는 단점을 갖고 있다. 오히려 희소성이 있는 것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보존이 되지만 반대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무형문화는 보존이 되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유형문화와 무형문화는 그 터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문화 정체성을 알려주는 자산이다. 그러나 보존방법이 아쉽다. 외양간에 있던 소(牛) “여물통” 조차도 전시관에서 보존이 되고 있는 시대다. 그러나 마을의 무형문화는 보존조차 소홀히 하고 있다. 지방무형문화재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 받지 못한 마을의 무형문화는 관심을 갖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마을이 사라지면 박물관 하나가 없어지고, 많은 것을 알고 있는 할아버지 한분이 돌아가시면 마을의 역사가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체계적인 조사와 보존방법을 수립하여 이 땅에서 살아가는 후손들에게 미래문화의 바탕이 되도록 최소한 자료라도 남겨야 한다.

앞으로 새로운 문화를 도입하여 김포 대지위에 건립되는 각종 문화 시설도 땅만 김포 땅이고 김포의 역사와 생활문화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만 채워지는 시설과 프로그램은 바보가 아니면 만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역사적인 문화자산에 관광수입을 목적으로 개발하는 방법도 본래의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돈은 벌 수 있을지 모르지만 김포문화의 정체성은 혼돈을 거듭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무형문화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관심조차 없을 때 오히려 사라지고 놓치는 것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무형의 문화는 당사자가 돌아가시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바탕을 다른 지역의 우수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모방도 필요하지만, 김포의 문화자산을 토대로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실핏줄과 같은 마을문화와 역사적인 문화자산들이 미래문화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 유형의 문화는 세월이 지나도 복원이 가능하지만 흔적 없이 사라진 무형의 문화는 복원이 불가능하다. 항아리는 깨지면 다시 만들 수 있지만 소리는 그 당사자가 돌아가시면 다시 들을 수가 없다.

   

정현채  정현채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현채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