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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산은 흔들린다"날마다 달아나려는 마음을 붙잡고 사는 일이다

날마다 비가 오다 서다 하는 날들이다. 바람이 불면 산은 흔들린다. 기라성 같은 나무들이 가득한 산이 흔들리는 비바람 소리는 마치 바다의 파도 소리 같다.  

요즘 7월의 하루는 반짝이는 햇살을 만나기보다 장마비를 먼저 만나면서 하루가 시작되기 쉬운 날들이다. 장마는 비가 질리도록 오는 것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비바람이 불어와 산과 나무가 일렁이면 가없는 바다가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인다.

이른 새벽의 나무들은 비를 맞아 검은 모습으로 아침을 맞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의 모습은 마치 커다란 고래가 바다를 헤엄치는 듯이 보인다. 때로는 약간의 불안감도 엄습하고 약간의 자연의 두려움도 느낀다.
산이 바다 같고 바다의 큰 파도는 산과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산에서 검은 바다를 느끼고 바다에서도 산과 그림자를 느끼고 본다.

커다란 자연의 움직임속에서 바라보면 우리네 삶이 지속적이고 눈부신 성장도 필요하고 아름다운 일이지만, 언제든 멈춰질 수도 있고, 아주 작아보이기도 한다. 더 본래적인 깊은 알아차림과 때로는  순응하며 우리를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을 반복적으로 배우는 날들이다.

새벽 어둠을 마주하며 비 내리는 산 속으로 걷기에는 망설여진다. 새날 신선하게 코 끝에 닿는 새벽공기와 산소가 마음을 잡아끌지만, 주춤하게 되는 날들이다. 그런데 인생은 모든 일이 한 걸음부터라고, 한걸음을 내딛으면 천리길도 걸어갈 수 있다는 속담처럼 우리의 생각은 걸으면서 의외로 일의 두서가 잘 잡힐 때가 있다.

이리 저리 망설이며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일단 마음을 한걸음 내딛는 것으로부터 생각과 행동이 변화하고 원하던 목표에 닿고 성취감과 상쾌함을 만날 수도 있다.

주어진 날들 속에서 망설임보다는 바로 바로 행동을 할 이유를 우리는 무수히 만난다. 얻고자 하는 대로, 누리고자 하는 대로, 우리는 언제든지 우리의 행동을 통해 하루 하루 신선하고, 괜찮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는 거다.  

때때로 삶은 정보를 많이 안다고 잘 사는 것도 아니다. 삶의 자잔한 작은 용기와 일단 해보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용감한 사람은 없다. 살아가면서 더 단단하고 용사와 같은 참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아닐까!

날씨가 밝으면 밝아서, 흐리면 흐려서 다 좋아하며 언제든 걸림없이 누리고 좋아할 수 있는 것이 되기까지 연습하며 살아갈 일이다.  뿐만이랴! 아무리 힘들것이라고 예상되는 사람이나 일들도 '일단 업고 가겠다'고 생각하고 책임지면, 그때부터 생각보다는 수월하다.

피해서 되는 일은 없다. 장마비가 내린다고 하여도 언제나 인생은 피하기 보다는 마주하고 대비하면서 길을 찾는 것이다. 
날마다 자기 내면의 치유하는 힘과 스스로와 타자와의 건강한 관계을 얻는 일, 자신의 본성을 알기 위해 비바람이 부는 길로 걸어갈 일이라면 차라리 용사가 되자. 용사 같은 어미, 용사같은 아버지를 보고 자란 자식들이 언젠가는 부모의 그림을 가슴에 담고 그대로 자신들의 인생에서 참 용기의 의인으로 살게 될 것이다.

바람이 불 때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소리는 업고 가자. 세상사 모든 일과 비바람은 결코 오래가지는 않는다.
다가오는 어떠한 일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기가 다져지기까지는 마치 망치로 쇠를 두드리는 것 같은 양적, 질적의 두드림과 매만짐이 필요한 것 아닐까! 

마치 비가 내릴듯한 길을 맨발로 걷는 듯한 투박함으로부터 쉬이 사라지지않는 용기를 더 얻는 것 아닐까!
인생길의 공포증을 극복하는 것 중에 하나는 때로 산과 물 앞에 서는 것이다. 사람의 말은 상처를 수도 없이 쏟아놓지만 산은 말이 없고, 바다는 무언(無言)으로 흘러간다. 천마디의 말보다 더 잘 가르쳐주는 여백의 소리를 만나고, 다시 살아난다.

7월의 빗소리를 가슴에 담고, 주룩주룩 슬픔도 아픔도 시원하게 흘러내려가게 할 일이다. 
오늘보다 더 괜찮아질 내일을 상상하고 생생하게 그림을 그려봄으로써 내일은 오늘보다 더 풍성한 기운으로 솟아날 일이다. 마음을 다시 잡으면 다시 살 길이 보인다.

인생은 날마다 달아나려는 마음을 붙잡고 사는 일이다.
멀지 않아 언제 그랬느냐고 먹구름이 사라지고, 푸른 하늘이 아름답게 얼굴을 내밀 것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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