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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아픔과 단절된 기운을 풀고 "평화의 미래로"손자들의 손을 잡고, 영변의 약산 진달래를 보러갈 날을 상상한다.

74년 전 오늘, 6월 25일이다. 2008년쯤, 오래전이니 “6.25 전쟁비사”를 쓰면서 인터뷰한 그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셨을 터이다.

“밭을 매고 있는데 펑펑 소리가 나더니 포탄이 이리 저리 날라왔고, 나 자신은 너무 놀라 유산을 했노라”시던 그 할머니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지난 이틀간 더위를 물리치는 비가 시원하게 내렸다. 가물었던 땅도 마음도 풀리는 듯, 아침결에 빛나는 햇살아래 나뭇잎들이 싱싱해졌다. 오늘이 6.25 그날인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닭들의 울음소리도 여느때처럼 자유롭고 힘차다. 세월은 그렇게 74년이나 흘러가고 있다. 

74년전의 이날은 전쟁으로 이어지는 삶을 찢는 고통의 시작이었고, 74년이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는 하루의 하루가 치유와 회복, 평화를 간구하는 날이 아니었을까!

다섯째 딸로 태어나기 11년 전에 6.25가 이 땅에 일어났다. 이미 태어나 자라던 윗 형제들은 아픔과 6.5참화의 배고픈 그 시절을 선명하게 기억하며 쌀 한 톨도 아끼며 알뜰살뜻 삶을 지켜가며 살아오고 있다.

그 아픈 날들을 이겨가며 살아낸 큰 형부는 그때 헤어지고 행방불명이 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이미 하얀 백발이 되었다.

알거나 알지 못하거나 우리 모두에게는 이런 저런 모습으로 6.25를 담고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나라와 역사와 개인은 나뉘어 질 수가 없는 하나이다. 지금도 세계곳곳에서의 전쟁의 잔혹한 참상이 이어지고 있다. 6.25의 희생과 헌신 목숨바쳐 싸운 참전 유공자와 유가족에게는 6.25는 잊혀질 수 없는 현재이다. 오늘도 6.25를 기억하며 이미 우리의 뇌리속에 새겨져 살아가는 날들이다.

그날의 아픔과 그날의 희생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마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생명으로 빚진 마음을 담아 더 열심히 살아가야할 날들이라 생각한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나 과거에 대한 빚과 스트레스가 있다.

아픈 줄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가는 중에도 순간 순간 ‘우리는 지금 이제 안녕한가’를 묻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가기 쉽지 않아보이는 우리의 대내외적 상황속에서도 우리는 끗끗하게 살아나가는 중이 아닐까! 때로는 무거운 마음이 들다가도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대단하다.

날마다 에너지가 달라서 신선한 마음이 될 수 있는 일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느끼고 사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온전한 일상의 영위야말로 그대로 평화가 가능한 때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늘도 우리가 살고 있는 김포 장릉산(북성산) 꼭대기에는 미사일 공군부대가 엄연하게 있어 조석으로 태세를 갖춘 군인과 차를 볼 수 있다.

때로는 아침산책길에 부대에서 조회를 하는지 마이크 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전쟁과 평화가 늘 눈앞에 상징적으로 존재하는 이곳을 시민들은 건강증진 달리기와 맨발걷기와 반려견과 음악을 들으며 거닐기도 하고 누군가는 산악자전거의 페달을 밟기도 한다.

접경지역 김포는 강하나를 두고 북한을 마주하고 있는 분단의 상징적인 땅이기도 하고 미래의 어느날 남한과 북한이 열려서 통일이 되는 날은 서로가 서로의 땅을 밟을 수 있는 그 첫 걸음을 딛고 설 대지이다.

그날이 언젠가 열리고 서로의 힘이 서로를 견인해 세계 으뜸나라가 될 것을 날마다 상상한다. 그리움을 안고 79살에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고향인 평북 영변의 약산 진달래를 손자들의 손을 붙잡고 가볼 날도 그려본다.

북한 이탈주민인 우리 수양딸 은옥이는 함경도가 고향이다. 그곳에 생모가 계시고 은옥이는 이곳 김포에 잘 정착해서 예쁜 소연이 가연이, 딸 둘을 낳고 김포에서 학부모가 되어 열심히 살고 있다.

딸 은옥이의 손녀들이 또 딸들을 낳을 때면 금강산이 열리고, 가고 싶을 때면 언제나 방문하고 싱싱한 생선을 맛볼 수 있을수  있을까를 상상한다.

먼저 상상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상상은 여러 사람이 할수록 더 큰 치유의 힘이고 언젠가 통일 조국의 현실이 될 것이라 소망한다. 74년 전, 동족 상잔의 6.25의 슬픔은 한반도 역사를 단절시키는 통곡할 산하의 아픔을 낳았고 그 아픔은 이제 세월을 넘어 온전한 치유로 향할 차례이다. 세월이 많이 갔다. 우리 조상들이 경험한 아픈 과거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이제 더 진전되고 성숙하며  발전하고 더 큰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푸르른 여름의 녹색의 물결로 온 누리에 이어져 우리 자손만대의 평화누리를 두 손 모아 염원한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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